상실의 시대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유유정 옮김 / 문학사상사 / 200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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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최근에 하루끼의 소설을 읽고 있습니다.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 든가 '1973년의 핀볼' 혹은 르뽀인 '언더 그라운드'에 이르기까지. 스스로는 몰랐지만 어쩌면 그 독서들은 이 책을 읽기 위한 워밍업이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대학 초년 시절 하루끼 바람이 슬슬 불어올 즈음 저도 이 소설을 읽었습니다. 하지만 그 때는 세련된 표현, 깔끔한 말솜씨라는 것 외에는 큰 감동을 받지 못했습니다. 이사 하던 중에 책까지 잃어버렸습니다.

10년도 훨씬 넘어 다시 같은 책을 샀습니다. 그리고 지난 주말 공원 나무 그늘에서 맨발을 한 채로, 또 오늘 새벽에는 채 떨어지지 않는 눈을 하고 이 소설을 다시 읽었습니다. 조금전 7시가 다 되어 소설을 마지막장을 덮었습니다. 와타나베, 혹은 하루끼의 기나긴 독백이 끝났습니다.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슬픈 삶이지만 모두들 제 나름의 길을 힘차게 내딛는 소설 속의 이름들을 불러봅니다. 나가사와 선배, 레이코, 미도리, 나오코, 그리고 와타나베. 소설을 쓴다면 이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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