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둠의 아이들로부터 우주쓰레기라는 별명을 들을 정도로 한심하다고 무시 당하던 산들이와 강산이가, 우연인듯 우연 아닌 책방 마녀의 초대로 책에 푹 빠지게 되는 유쾌한 이야기이다. 자의든 타의든, 너무 바빠 책 못 읽고, 책 속에 빠지는 재밌는 경험없이 독서퀴즈대회 1등을 위해 책읽기도 과외로 해야만 하는 이 시대의 '우주'같은 아이들이 어찌나 안타까운지 염려했던 우리들의 목소리들이 책 속 곳곳에서 들린다. 어짜든동 책을 읽히려는 담임샘의 모둠대항 퀴즈대회를 중심으로 아이들의 변화를 풀어내가는 구성, 책읽기는 책만 많이 읽어내는 게 목표가 아니라 결국 '쿠암 포르티시무스' -최대한 용감하게- 삶의 자세까지 변화시키려는 더 깊은 주제로 향해가기 위해 곳곳에 숨어있는 장치를 찾는 즐거움이 컸다. 책 속 똘똘이 은결이는 마치 동명의 내딸 은결인 듯하여 난 반가웠는데 자기 이름이 나오는 책을 읽으며 묘한 감탄사를 내던 그 기분은 어땠을까?맨날 학급경영, 글쓰기특강, 교사훈련같은 부담스런 책만 보며 한숨 쉬다가 오랜만에 재밌고 유쾌한 동화읽는 선물을 받아 날아갈듯 즐거우나 다만 이미 늙고 낡아 동심이 바닥났기에 어린이를 정말 사랑하는 작가의 마음을 다 못 읽어내는 나 스스로가 속상할 뿐이다.더 많은 이땅의 산들이와 강산이가 책 속 세계에 빠지는 경험을 선물 받고 은결이는 더 깊고 넓은 독서경험을 하게 되고, 가련한 '우주'뿐만 아니라 부디 우주엄마들도 마녀의 비밀책방에 초대되길 간절히 바란다. 그래야 우주 전체가 행복해질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