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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실험대상 1 - 우리들에게 연애가 어려운 이유
윤대훈 지음 / 흐름출판 / 2009년 11월
평점 :
절판
벌써 겨울이다. 날도 춥고 애인 없는 사람은 더 서러워지는 계절이다. 여우 목도리네 늑대 목도리네 하는 이야기가 괜히 나온 건 아니다. 진짜 사람의 마음만큼 따뜻한 건 없으니까. 그래서 겨울이면 더더욱 연애가 고파온다고 한다.
주위에 널린(??) 미혼들을 위한 정말 괜찮은 연애책이 하나 나온 것 같다. 사실 나는 이 저자의 싸이월드 블로그를 이미 알고 있었다. 그 블로그에 올라오는 글들을 보면서 저자의 말마따나 진짜 내 이야기 같아서 발가벗겨진 기분이었다. 어쩜 그렇게 옳은 소리만 하는지 이 친구는 진짜 연애를 많이 해본 건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이래저래 뒤져보기도 했지만 그렇다고 이 저자가 연애를 너무나 잘하는 박사는 아니었다.
기존의 책과 다른 점은 일단 다른 책들은 이렇게 해야 남자를 꼬신다더라 남자는 여자가 요렇게 해줘야 한다는 단순한 기술이나 방법이 주였다. 하지만 이 책은 나를 비판하고 반성하게 해주는 책이었다. 한마디로 인간의 기본을 가르쳐주는 것이었다.
내가 늘 마음속에 담고 있는 나의 좌우명 같은 게 있다. 바로 "기본이 기본이다"라는 건데.. 연애라는 것도 사람과 사람 사이의 일인지라 상대방을 배려하고 그 사람의 입장이 되어보면 어렵다고 생각했던 문제도 쉽게 풀릴 수 있는 것이다. 우리는 다른 땐 모르겠는데 연애만 했다 하면 상대방이 다 이해해주기를 바란다. 왜냐. 애인이니까. 그런데 생각해봐라. 애인도 사람이다. 게다가 애인은 내가 젤루 좋아하는 사람이다. 그런데 그런 사람에게 내가 투정부리고 화내고 내 마음대로 이기적으로 행동하면서 애인이니까 그냥 봐달라, 참아달라, 그렇게 말하는 게 맞냔 말이다.
애인이기 때문에 내가 가장 사랑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다른 누구보다 더 그 사람의 입장에서 배려하고 그 사람의 입장이 직접 되어보면서 그 사람을 알아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는 20대의 풋내 나는 사랑은 한참 지난 나이이긴 하지만 그래도 이 책은 단순한 연애서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인간의 기본을 가르쳐주는, 우리가 학교 들어가면 배우는 "바른생활" 그런 느낌의 책이다.
읽고 나서 정말 연애라고 하면 매번 머리 쥐어뜯으면서도 또 만나고 또 헤어지고를 반복하던 후배에게 선물로 주었다. 처음엔 받으면서.. 난 연애책 같은 거 잘 안 읽어 그러더니 나랑 헤어지고 집으로 돌아가는 지하철에서 그냥 쓱쓱 넘겨봤단다. 그러고 나서 다음날 네이트쪽지로 왔다. "언냐.. 어제 지하철에서 그냥 쓱 넘겨만 볼라다가 집에 가서 그냥 다 읽어버렸네. 뭔가 속이 뻥 뚫리는 느낌이야. 매번 연애 때문에 언니 괴롭히기만 했는데... 언니가 매번 나한테 뭔가 지적질을 해줬는데도 그걸 몰랐는데.. 이 책 보고 내 문제가 뭔지 확실히 알았어 고마워" 하면서 쪽지를 보내왔다.
내 바람이 있다면 이 책을 읽고 그 후배가 이제는 남자를 어떻게 요리하고 밀고 당기기를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하기보다 좀더 좋은 남자를 고르는 눈을 기르고 연애는 나 혼자서 하는 게 아니라 같이하는 거라는 거, 그렇기 때문에 상대방을 먼저 배려하는 행복한 연애를 했으면 하는 거다.. SJ, 행복하길 바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