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랏빛 소가 온다 - 광고는 죽었다
세스 고딘 지음, 이주형 외 옮김 / 재인 / 2004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캐나다에서 있을 때 국도를 타고 처음으로 여행을 가는 길이었다. 끝도 없이 이어지는 여행길 주변에 가축들이 풀을 뜯고 있었다. 한가로이 노니는 소떼들은 카메라 렌즈에 담을 만한 가치가 있었다. 하지만 계속해서 나타나는 소떼들에 이내 지내 질리고 말았던 기억이 있다. 만약, 평범한 소떼들만 보다가 보랏빛 소를 발견하게 된다며? 나는 다시금 카메라를 집어 들었을 것이다. 아니 차를 멈춰 세웠을지도 모른다. 세스 고딘의 <보랏빛 소가 온다>는 이런 발상에서 시작한다. 천편일륜적인 상품들 틈바구니에서 보랏빛 소처럼 리마커블한 제품을 만드는데 온힘을 기울이라고 말한다.

 

과거 안정적인 TV-산업 복합체 구조는 이제 죽음을 맞이했다. 제품을 만들고 TV 광고를 하고, 이에 소비자는 반응하여 제품을 구매하고, 이윤을 남기는 방식은 이제 소용이 없다. 이미 시장은 포화상태고, 소비자들은 질려 있으며, TV에서 눈을 돌렸기 때문이다. 과거 소비자들은 ‘TV에서 방영 중인(as seen on TV)’이라는 말이 품질을 보증해 주는 것으로 믿도록 길들여졌기 때문에, 필요한 물건을 TV광고에서 찾게 된다. 반면 광고를 하지 않는 제품은 판로를 잃고, 결국 이윤마저 없어지게되었지만 이제는 다르다. (p.34)

 

매스 마케팅은 전통적으로 전기 및 후기 다수 수용자를 겨냥했는데, 그 까닭은 이 집단이 가장 크기가 컸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많은 경우 집단의 가치는 그 크기와 관련돼 있지 않고, 그 집단의 영향력과 관련돼 있다.” 일반적으로 얼리 어답터 집단이 다른 나머지 집단에 크나큰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얼리 어답터 집단을 설득하는 게 다른 집단의 소비자를 설득하기 위해 광고비를 허비하는 것보다 훨씬 더 가치 있는 일이다.” 그러므로 영향력이 큰 스니저와 얼리어덥터를 공략하기를 주문한다. (p.39)

 

여기서 스니저 집단이란, “아이디어바이러스의 핵심 유포자이다. 이들은 자기가 전문성을 가진 분야에서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가 나오면 동료나 친구, 혹은 자신의 추종자들에게 얘기를 해주는 전문가이다. 스니저는 아이디어바이러스를 촉발하고 지탱하는 사람들이다. 이노베이터와 얼리 어답터가 당신의 제품을 가장 먼저 살지 모르지만, 이 구매자들이 스니저가 아니라면 당신의 아이디어는 퍼져나가지 못한다.” 단순한 얼리 어덥터가 아닌 스니저를 공략해 제품이나 서비스가 멀리 멀리 퍼져나가도록 물심양면 힘써야 한다고 저자는 이야기한다. (p.58)

 

이러한 스니저를 통한 공략은 애초에 제품이나 서비스를 설계할 때부터 고려되야 한다. “아이디어바이러스가 될 만한 제품을 설계하는 것이다. 캐즘을 뛰어넘도록 설계된-그리고 신중한 소비자들을 안심시킬 수 있는 대책도 갖춘-제품이 그렇지 못한 제품보다 성공할 가능성이 훨씬 더 높다. 얘기할 만한 가치가 있는 서비스가 실제로 사람들 입에 오르내린다.” 퍼플 카우 전략은 기본적으로 입소문World of Mouse을 바탕으로 한다.(p.61)

 

유명한 사례이긴 하지만, 퍼플 카우의 예가되는 제품은 큐래드다. “큐래드(Curad)가 일회용 반창고 시장에 진출하여 밴드에이드(Band-Aid)에 도전한다고 했을 때, 대부분의 사람들은 큐래드가 미쳤다고 생각했다. 밴드에이드는 가정의 필수품이었고, 거의 일반 명사나 다름없을 정도의 명성을 누리고 있었다. 그리고 제품도 뛰어났다. 큐래드가 무엇을 바랄 수 있을까?

작은 반창고의 주고객인 아이들이 캐릭터가 들어간 반창고에 푹 빠졌다. 아이들의 가벼운 상처가 더 빨리 낫길 바라는 부모들도 마찬가지였다! 캐릭터 반창고를 붙인 아이가 학교에 처음 나타났을 때, 다른 아이들이 자기도 붙이고 싶다고 한 건 당연한 일이다. 큐래드가 선두 기업으로부터 시장의 상당 부분을 빼앗아오는 데는 그다지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다른 사례들도 있었지만, 큐래드의 사례가 가장 와 닿았기에 옮겨 적었다. (pp.114-115)

 

물론 저자의 예언(?)이 틀린 부분도 있다. 저자는 휴대폰 시장이 포화상태이기에 예상하기를 슬픈 사실은 5년 전(책 발간 2004) 일어났던 휴대폰 시장의 열기를 다시 살리기 위해서는 한참을 기다려야 할지도 모른다는 점이다. 퍼플 카우는 그곳을 떠났고, 휴대폰 회사들이 이에 대해서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다.” 아이폰이 2007년에 출시되어 스마트폰이라는 화두를 던지며, 새로운 휴대폰 시장을 열었으니 그의 생각보다는 빨리 퍼플 카우가 돌아온 것으로 보인다. (pp.137-138)

 

무엇보다 무서운건 책의 저자가 자신의 책을 판매하면서 퍼플 카우 전략을 수립해서 활용했다는 점이다. 미국의 한 잡지에 스니저를 표적으로 칼럼에 아직 발간되지 않은 책의 일부를 싣고 배송료만 받고 책을 판매한다. 이때 책은 보랏빛 우유 팩에 포장되었다. 또한 선물용으로 12개 팩을 정식 출간일 이전에 판매를 하는 등, 스니저들에게 이야기꺼리를 만들어냈다. 성공적인 그의 마케팅 전략에 힘입어 국내에서도 이렇게 책이 발간된 것이 아닌가.

 

/() 아름다운 청년

 

20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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