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1~6권 세트 - 전6권 (반양장)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이세욱 외 옮김 / 열린책들 / 2008년 11월
평점 :
절판



베르나르의 전작 <개미>가 주었던 신선한 충격, 그 이후...

 

소설 <개미>는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발견이었으며, 2의 창작이라는 옮긴이 이세욱의 발견이었다. 어린 시절 읽었던 <개미>의 충격은 머릿속에 고스란히 남아 있고, 내게 가장 큰 영향을 줬던 책을 꼽으라면, 세 손가락 안에 꼽는 작품이다. 베르나르의 팬이 되어, 그의 후속작을 꾸준히 읽어왔으나 <개미>는 베르나르의 놀라운 작품임과 동시에 그의 한계이기도 했다. 새로운 작품 속에서도 결국 또 개미이야기인가 싶을 정도로 그의 이야기는 개미로 귀결되는 희한한 이야기 구조를 지녔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은 어떤가. <>은 그의 전작, <타나토노스>, <천사들의 제국>의 후속이다. 따로 떼어놓고 봐도 무방하긴 하지만, 주인공들이 그대로 등장한다는 사실에 반갑다. 뭐 굳이 후속이라고 이야기하면 <>이후에 발간된, <파라다이스><>의 후속이라 하면 할 말이 없는 게 사실이다. <>에서 잠깐씩 보여줬던 소재들을 파라다이스에서는 좀 더 구체화해서 단편으로 쓴 것으로 보이니 말이다. 하긴, 그의 작품이 하나의 긴 끈으로 연결되어 있다고 말하는 게 가장 적합해 보이지만 말이다.

개인적으로 <><개미>이후, 작가 최고의 작품이라 생각한다. 또 개미 이야기가 소설 속에 등장하지만, 이는 물리기보다는 반갑다. 그의 전작 <나무>, <파피용> 등에서 보여줬던 세계관의 완성판이랄까? <나무>에서 등장했던 단편의 내용을 6권 분량의 거대한 틀로 짜서 그 안에 그의 전작들에서 보여줬던 세계를 잘 정돈해 넣었다는 인상이다. 주인공 미카엘 팽송과 함께 떠나는 여행은 긴장감이 있다. 이번에는 미카엘은 신 후보생이 되어 모험한다. 그리스, 로마, 이집트 신화에 지구의 역사 등을 절묘하게 집어넣어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세계관을 경쾌하게 보여준다. 주인공 미카엘은 위기상황에 봉착할 때마다 이렇게 고민한다. ‘내가 지금 여기에서 뭘 하는 거지?’ 이 물음은 존재에 대한 물음이기도 하다. 작가는 소설 속 인물들을 통해서 인간이란 본디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에 대해 독자에게 묻는 듯한 기분이 든다. 독자로서 나는 주인공 미카엘이 18호 지구를 들여다보다 시간이 가는 줄 모르는 듯, 우리의 주인공을 관찰하느라 시간이 가는 줄 모르고 책에 빠져든다. 신기하게도, 책을 보는 게 아니라 영화를 보듯, 눈앞에 책 속에 묘사된 현장이 선명하게 그려진다. . 과연 그 너머에는 무엇이 있을까? 책을 다 읽고 나면 적어도 작가의 대답은 들을 수 있다.



스핑크스의 수수께끼가 독자의 머릿속에 남는다. 4권에서 답을 줄때까지 고민하게 만드는 수수께끼가 있다.

 

<이것은 신보다 우월하고 악마보다 나쁘다. 가난한 사람들에게는 이것이 있고 부자들에게는 이것이 부족하다. 만약 사람이 이것을 먹으면 죽는다.>

답을 알고 싶다면, 책을 읽어야 할 것이다.

 

 

기억에 남는 부분을 옮겨 적으면,

 

고양이와 개

개는 이렇게 생각한다. <인간은 나를 먹여 줘. 그러니까 그는 나의 신이야.>

고양이는 이렇게 생각한다. <인간은 나를 먹여 줘. 그러니까 나는 그의 신이야.>

에드몽 웰즈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 6

(6, p.623)

 

 

신 후보생들의 체스게임인 18호 지구를 통해 본 역사는 반복될 수밖에 없는가?’에 대한 물음. 현실에 대한 풍자와 베르나르식 해석. 신 후보생이 되어 베르나르가 펼쳐놓은 세계로의 여행. 6권으로 끝난 것이 아쉬운 작품이었다.

 

 

/ () 아름다운 청년

 

2010.11.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