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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투를 빈다 - 딴지총수 김어준의 정면돌파 인생매뉴얼
김어준 지음, 현태준 그림 / 푸른숲 / 2008년 11월
평점 :
품절
건투를 빈다/ 김어준/ 푸른숲
어느 광고장이 분께서 특강에 나오셔서 꼭 보라고 추천해준 책. 나는 개인적으로 누군가가 추천해준 책읽기를 좋아한다. 책을 다른 사람에게 추천한다는 것은 그 책이 자신이 읽은 책 중에서 가치가 있다고 판단했기에 권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주변 사람들에게 이따금 아주 뜬금없이 책 한 권 추천해달라고 문자를 보내곤 한다. 이 책은 자신의 주관이 뚜렷하지 못하고 인생의 의미를 찾지 못해 하루하루를 따분하게 사는 이들에게 추천하는 책이 아닐까 싶다. 나같은... 작가 김어준 씨의 직설적인 문투는 간결하면서도 힘이 있다. 책은 사람들의 질문에 그가 답하는 방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의 이야기 전개방식은 다음과 같다. 부모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 자신을 탓하는 이에게 “라캉이란 자가 있었다. 정신분석에 기호학적 접근 시도해 업계에선 자기들끼리 쳐주는, 시쳇말로 ‘좀 짱인 듯한’ 프랑스 작자다. 이 양반이 이런 소릴 했다. 아이는 엄마의 욕망을 욕망한다고.” 그러니까 “아이는 엄마 만족시키려고, 엄마가 원한다 여기는 걸 자신도 원하게 된다.”라는 말이다. 덧붙여 이렇게도 이야기한다. “사람이 나이 들어 가장 허망해질 땐, 하나도 이룬 게 없을 때가 아니라 이룬다고 이룬 것들이 자신이 원했던 게 아니란 걸 깨달았을 때다.” (p.23, p.25)
또한 ‘장애우’라는 표현에 대해 “비장애인의 친구로서, 상대적 객체로서만 존재케 하는 단어”라며 비판하며 독일의 버스를 좋은 예로 들어 “버스가 한쪽 면을 기울여 버스 계단의 턱을 없애고 휠체어가 올라탈 수 있도록 만든 버스가 벌써 십 년 넘게 운행되고 있다”라고 이야기한다. 물론 국내에도 이런 버스가 도입되었다. 나도 캐나다에 있을 적에 버스를 기울여 사람들을 태우는 장면을 목격한 적이 몇 번 있다. 노약자를 위해서도 버스 기울이기를 주저하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하여튼, 장애인을 구분 지어 특별히 배려하는 게 아니라고 말한다. 그리고 그러한 상대적이고 입체적인 사고 즉, “내 입장이 아니라 상대의 입장에서 상대의 처지를 이해하는 능력, 그렇게 세상을 보편타당한 시각으로 바라볼 줄 아는 능력”이 바로 지성이라며 “역시 언제나 문제는 ‘지능’이 아니라 ‘지성’이라고 말한다. (p.37)
작은 키 때문에 고민하는 이에게 “키는 당신을 구성하는 여러 요소 중 겨우 하나다. 진정으로 당신을 왜소하게 만드는 건 키 자체가 결코 아니다. 그 키로 인해 위축되는 당신이지. 당신 직장 후배들이 당신의 키 때문에 어리게 봐서 당신을 만만하게 보는 게 아니라고. 바로 위축된 당신을 보고 만만하게 여기는 거다.” (p.59)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며, 늘 선택의 순간에 직면하게 마련이다. “많은 사람들이 선택으로 인한 결과를 감당하기 싫어 아예 선택 자체를 피해버린다. 그렇게 선택으로부터 도망가면 결국 다른 사람이나 시간이 당신을 대신해 선택을 한다. 결과라는 건 그렇게 당신이 선택을 하든 않든, 어떤 모양으로든 반드시 닥치기 마련이다. 그 경우 당신은 당신이 선택하지도 않은 결과를 감당해야 하는 거다. 그러니 어느 쪽이 됐건 반드시 스스로의 의지로 선택하시라.” 덧붙여 이렇게 말한다. “사람이 나이 들어 가장 후회될 땐 잘못된 선택을 되돌아볼 때가 아니라 그때 아무것도 선택하지 못했다는 걸 알았을 때다.” (p.224)
툭툭 가볍게 말을 던지는 것 같은데, 묘하게 설득력이 있다. 솔직하면서도 꾸밈없는 말투가 싫지가 않다. 그래, 건투를 빈다.
/ (주) 아름다운 청년
2010.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