댄스 스포츠 도전 3부작 마지막회 '무한 감동'의 도가니 되다

마치 감동의 진폭이 큰 다큐멘터리 같았다.

웃음과 즐거움을 모토로하는 예능프로그램에서 쉽게 접목하기 어려운 감동의 큰 뭉치를 마치 다큐멘터리처럼 재현해 낸 '무한도전'의 성취를 두고 하는 말이다.

10대 20대 층에 폭발적인 사랑을 받아온 MBC 최고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김태호 연출)이 단순한 오락 프로그램에 국한되지 않고 폭넓은 스펙트럼을 보여주면서 웃음과 감동이 하나로 빚어질 수 있음을 보여준 큰 장이 8일 방송에서 펼쳐졌다. 이날 방송에서 만큼은 유재석 박명수 노홍철 정형돈 하하 등은 연예인이 아니었다. 이들은 다큐멘터리의 사실적 주인공이었다.

그동안 여섯 멤버들의 때로는 엉뚱한 좌충우돌이 일부 연령대의 전유물처럼 평가되기도 했지만 시청자 외연 확대의 가능성을 꾸준히 제기하던 이들의 땀맺힌 노력의 결과물은 충분히 그 어떤 영화나 드라마보다 극적이었고 실제 소박한 사람들의 삶을 조명해보는 다큐멘터리의 감동이상이었다.

80일간 도전을 준비한 댄스스포츠. 개그를 하던 연예인이었지만 이들은 전문 스포츠 분야인 댄스 스포츠 도전 앞에서는 그저 초심자였을 뿐이다.

지난 두차례의 방송을 통해 무한도전 멤머들은 마음만 춤을 추고 몸이 따라주지 않는 현실앞에서 고통스러워 하는 솔직한 모습을 보여줬다. 이는 시청자들의 마음에 작지만 큰 울림을 주었다. 그 일말의 기대감의 결정판인 8일 방송은 지나온 고통스러운 시간의 결정체였다.

지난 11월 18일 올림픽공원 펜싱경기장에서 펼쳐진 ‘제 10회 슈퍼코리아컵 및 IDSF Youth Open 댄스스포츠 선수권대회’에 출전한 무한도전 여섯 멤버는 각자 준비한 자이브 차차차 룸바 등의 분야에서 실제 대회 출전 선수들과 함께 관중석을 채운 대회 관객 앞에서 부족하지만 최선을 다한 갈고 닦은 기량을 펼쳤다.

한명 한명 떨리는 가슴을 애써 진정시키면서도 표정속에서는 긴장한 빛이 역력했고 매 도전이 누구랄 것도 없이 끝날 때마다 눈물을 쏟았다. 마지막 유재석이 경기를 끝내고 나서는 모두가 참았던 눈물을 왈칵 쏟으며 '무한 감동'을 빚어냈다.

개그맨으로서 이들이 가진 인기와 재능은 현재 대한민국 최고 수준. 크고 작은 라이브 무대에서 10년 넘게 갈고 닦은 공연 능력과 연기 능력은 이곳에서는 통하지 않았다. 댄스스포츠라는 전혀 생소한 분야에서 이들은 어떤 선수들보다도 더 떨었다.

그들을 긴장하게 만든 것은 아마도 자신과는 전혀 상관없으리라 생각했던 타 전문 분야에 뛰어든 무모함, 이로인해 자칫 연예인이라고 함부로 나선다는 혹시나 쏟아질 지 모르는 비판의 두려움, 말없이 이 분야에서 땀흘려온 선수들에 누를 끼칠지도 모르는 미안함, 다른 연예인들처럼 편한 길을 가도 되는 상황에서 가지 않은 길을 가면서 느꼈을 심적 갈등, 그리고 방송에서도 간혹 나왔지만 그간 가라오케 문제로 마음고생 심했을 소중한 동료 정준하에 대한 애틋함 등 수만가지 감정이 교차하는 순간이었음이 화면 밖으로 느껴질 정도다.

어찌 이들의 춤에서 나온 사소한 실수에 비판을 할 수 있을까? 잠을 대 여섯번이나 설치면서 대회장에 나선 이들의 솔직한 긴장과 최선을 다하는 모습 그리고 끝까지 마무리하는 과정을 쭉 지켜본 시청자라면 이것은 차라리 어떤 교육용 프로그램 이상의 감동과 교훈을 안긴 인생 극장에 다름 아니다. 성공의 결과보다 실패하더라도 그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과정의 소중함을 일깨워준 작품이다.

마치 마라톤처럼 고통스러운 긴 훈련과정을 견뎌내고 포기하지 않고 목표를 완수하려는 적극적인 의지와 땀흘린 멤버들이 서로를 보듬어 주기까지 하는 모습은 시청자들에게 감동으로 큰 울림을 주고 있다.

이들이 쏟아낸 뜨거운 눈물은 충분히 박수 받을만큼 값지다. '무한도전'의 3년 여정은 이제 단순한 오락프로그램의 영역을 벗어나 국민 프로그램으로서 사랑받기 충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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