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K 리그 마지막 정규 리그 경기가 치러진 14일 오후. 대전월드컵경기장은 환호성으로 가득했다. 경기에 이기더라도 6강행이 쉽지 않았던 대전이었기에 이날 승리와 6강 진출확정은 팬들에게 기적과도 같은 결과였다.

그동안 '대전 시민구단'이라는 명예로운 이름 앞에 항상 따라다니던 '가난'이라는 단어. 대전은 팬들 사이에서 가난한 시민구단으로 불려왔다. 재정이 어려운 만큼 창단 10년 동안 좋은 성적을 거두지는 못했다. 이날 '기적'이 없었더라면, 창단 후 첫 플레이오프 진출이란 꿈은 다시 꿈으로만 머물러야 했었다.


 

시즌 초 성적 부진과 최윤겸 전 감독과 이영익 수석코치 간의 불화로 인한 동반 퇴진까지. 그동안 정말 마음고생이 많았던 대전 팬들에게 이번 6강 진출은 생각지도 않았던 큰 감동이었을 것이다.

경기종료 휘슬이 울리자 여기저기서 울먹이는 소녀팬들이 보였고, 많은 사람이 목이 터져라 대전을 외쳐댔다. 몇몇 대전 서포터즈는 흥분한 나머지 경기장으로 뛰어들어 선수들에게 달려갔고, 당황한 경호원들이 재빨리 뛰어가 그들을 제지하기 시작했다. 아마, 경호원들도 그런 상황이 즐겁긴 마찬가지였을 듯싶다.


 

경호원들에게 제지당하는 팬을 목격한 구단 관계자는 이내 달려와 경호원을 말리는 모습을 보였다. 구단 관계자도 뛰어내려 온 팬의 마음을 이해하는 듯했다.


 

▲ 경호원에게 붙잡힌 채 " 고종수 " 를 외치는 팬에게 다가가 포옹해주던 고종수



 

▲ 경호원에게 제지당하고 있던 팬에게 다가가 포옹해주는 강정훈


 

▲ 경기 종료 1시간후에도 응원가를 부르며 경기장을 빠져나가던 팬


 

▲선수단 버스가 있는 곳에는 팬들이 가득했다. 동원된 경찰들이 일렬로 서서 대기하고 있었고, 팬들은 응원가를 부르면서 선수들을 기다렸다.


 


 

▲ 선수들을 기다리는 팬들


 

▲ 'I♥DCFC'


 


 

▲ 계속 깃발을 흔들며 응원가를 부르던 대전 서포터즈


 

▲ 버스가 나오자 팬들은 버스를 따라가며 선수들에게 손을 흔들어주었다.


 

▲ 버스가 떠나자 아들과 함께 나온 데닐손

선수들이 떠나고 나서도 응원가를 부르며 자리를 쉽게 떠나지 못하던 팬들. 마지막까지 선수들에게 감사를 표하는 그들의 모습은 아름다웠다. 극적으로 6강에 합류한 만큼 대전이 다음 경기에서도 좋은 결과로 팬들에게 다가가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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