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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베이지의 노래
이계진 지음 / 생각의나무 / 200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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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사랑을 그리 쉽게 시작되고, 그리 쉽게 끝을 내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평범한 진리일지 몰라도 그건 사랑이 아닌 짧은 만남, 짧은 인연일 뿐이다. 사랑을 하지 못한 사람들은 표현의 부족으로 생각할 수 있지만 상대방이 얼마만큼의 받아들일 수 있는 자세가 중요하다. 사랑이 싹트면 계속 이어지는 것이고, 안되면 짝사랑으로 끝날 것이다.
오래 기억되는 사랑은 표현하지 못한 감정을 숨기고 있다. 마치 표현하지 못하는 짝사랑처럼 이어질 수 없는 인연에 갈증을 느낄 뿐이다. 두사람의 문제일 수도 있고, 주변상황이 뒷받침이 되지 않을 때도 이루어 지지 않는다. 결국에는 표현을 했지만 받아들일 사정이 좋지않아 마지못한 선택이 몽유병환자를 만들었다.
상대방이 어떻든 적이든 나이가 많든 다른 사람이건 이제는 사랑에 국경이 서서히 무너지고 있다. 나의 영역이나 자국에서 만나지 못한 사람이 찾아서 올 수도 있고, 일부러 찾아갈 수 있다. 만남이 차가웠던 사랑이 차츰 시간이 지나면 뜨겁게 발전하는 거다. 푸틴의 딸도 한국인 남자친구를 만나기 위해 일본으로 갔다는 것도 시대를 반영하고 있는 사랑이다.
제목이 솔베이지의 노래처럼 갑작스런 만남이 아닌 자주보는 얼굴인데도 10년 이상 그리워한다면 보통 사랑은 아닐 것이다. 차가운 사랑이 아닌 진정 늘 보는 얼굴인데도 매일 그리워하고, 다르게 느껴진다면 세상 어느 누구를 데려다놔도 그 이상의 감동은 만들 수 없을 것이다. 지금 내 옆에 있는 사람이 지구가 멸망을 할지라도 같이 가겠다는 의지를 조심스럽게 판단할 수 있다.
늘상 만나서면서 정이 들듯이 사랑으로 발전하여 결혼까지 가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이와는 반대로 늘 만나도 사랑으로 발전하지 못하고 그냥 친한 동료로 끝나는 경우도 많다. 여기에는 차이가 있다. 세심한 배려가 유무가 아닐까 싶다. 사랑으로 발전하는 경우는 나를 기준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늘 상대방을 먼저 배려하여 편안함 상태를 만들어주는 것이다. 반대로 그러지 않은 경우는 사생활까지 알면서도 2%부족하게 상대방의 빈틈을 찾지못하고 주위만 배회한다.
사랑은 차가운 마음에서 겉도는 게 아니라 겉돌면서도 상대방의 감동을 이끌어 내는 행동이야 말로 가능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