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 공포의 외룡구단
장외룡 지음, 임유철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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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에서 유를 창조하다. 어디서 들은 듯한 이야기다. 여기 인천 유나이티드가 그 사례다. 스타도 없고, 자본도 없고, 변변한 연습구장이 없는 인천 유나이티드가 대한민국 희망보고서다.

먼저 선수들을 살펴보자. 일부 선수들을 제외하고는 전부 프로구단에서 쉽게 받아주지 않는 선수들이 대부분이다. 임중용, 서동원, 김학철, 라돈치치 등 프로팀에서는 눈에 가시같은 존재였다. 장외룡 감독이 인천 유나이티드에 오면서 상황은 달라진다. 처음에는 개성이 뚜렷했던 선수들이 고분고분 장 감독의 믿음에 보답하면서 말도 안되는 플레이오프 준우승이라는 성적을 내고야 말았다.

인천 유나이티드는 시민구단이다. 재정력이 약한 것은 누구나 아는 것이고, 좋은 외국인 용병들도 데리고 오는데는 한계가 있었다. 장외룡 감독에게는 답이 하나밖에 없었다. 거금을 들여서 선수를 데려오기보다는 선수들의 기량을 업그레이드 시키는 걸로 방향을 잡았다. 기본기가 없다면 경기에 뛰지 마라. 아에 그럴거면 짐싸서 고국으로 돌아가라. 말 안듣던 라돈치치가 점점 기량이 물오르면서 장외룡 감독의 신뢰에 보답했다.

여기에 관중들이 빠지면 죽은 시민구단이다. 다른 팀에 비해 서포터즈가 많은 것도 경기력 향상이 가져온 결과다. 장외룡이라는 얼굴에서 풍기듯이 소박한 느낌이 인천 시민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하여 문학구장에 오면 신이 난다.

장외룡이라는 인물을 살펴보자. 축구가 인생의 전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미 고등학생때부터 지도자라는 길을 선택했기에 남들보다 빨리 자기의 길을 걸었다. 일본에서 S급 자격증을 취득한 것은 거의 어렵다고 한다. 좋은 자격증을 지녔다고 그는 항상 배우려는 자세였다. 일본에서 감독을 역임한 사람이 모국의 프로팀 수석코치라니? 하지만 장외룡은 두말 할 나위 없이 바로 수락했다. 필요성을 느낀 손이 다가오면 바로 손을 잡고 업무를 시작한다.

인천 유나이티드는 선수, 코치진, 구단, 관중이 만든 합작품이다. 장 감독은 선수들에만 노고를 치하하는게 아니라 구단 관계자까지 관심을 가져줬다. 재정이 열악한 시민구단에 비해 노력을 하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GM대우에서도 인천 유나이티드를 응원하면서 아주 좋은 유대관계를 가지고 있다. 작은 돌풍은 K리그를 들썩시키기에 충분했다.

대한민국 희망보고서는 다른게 아니다. 우리의 눈과 귀를 즐겁게하고, 모든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으며 커가는 인천 유나이티드가 좋은 예다. 남들의 관심이 멀어지면 희망이 조금씩 사라지듯이 열정 하나 만으로 우리는 하나다라는 구호를 외치며 희망의 씨앗이 자라게 하고 있다. 보잘 것없는 시민구단의 신화는 냉정한 프로세계 안에 대한민국 희망보고서에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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