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거슨 리더십
심재희.한화철 지음 / 메가트렌드(문이당)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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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L을 케이블로 보기 전까지는 문외한에 가까웠다. 박지성이 PSV아인트호벤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 가기 전까지는 매니아들만이 아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다. 알렉스 퍼거슨을 모른다는 것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모르는 것과 마찬가지다. 알렉스 퍼거슨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상징을 넘어서 신화적인 인물이다.

이름만 알았지 퍼거슨의 능력을 알 수 없었다. 특히 로이 킨, 데이비드 베컴, 판 니스텔루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세계 중심으로 이끌었던 선수들이 퍼거슨의 칼에 다 잘려나갔다. 퍼거슨은 이런 야유에는 전혀 흔들리지 않았다. 웬만한 사람이면 스타라서 스타의 손을 들어준다. 퍼거슨의 결단력은 옳았다. 친화력이 있는 퍼거슨이지만 감독의 권한을 넘는 월권행위는 용납할 수 없는 것, 솔샤르처럼 후보 선수인데도 차분히 감독의 의견을 들어주면 선수의 능력을 인정한다.

알렉스 퍼거슨 경을 볼 때마다 정말 대단하고 느꼈다. 선수들이 골을 넣을 때마다 항상 천진난만한 아이처럼 환하게 웃는다. 하지만 그의 이면에는 강한 카리스마로 선수들을 장악했다. 그러면서도 선수 하나하나 직접 챙기는 모습을 보면 아무리 노감독이래도 게으름을 찾아볼 수가 없다.

약 9~10개월 정도 프리미어리그, FA컵, 칼링컵, UEFA챔피언스리그 등등 대장정에 돌입해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큰 흔들림이 없었다. 선수들이 지치거나 부상을 당해도 대체선수들을 투입시켜 항상 팬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한다. 이번 아시아투어에서도 보였다시피 다른 것을 다 제쳐두고 팬을 우선시 했다. K-리그와는 대조를 이루는 대목이다. 재미없는 축구가 아닌 팬을 위한 축구,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주는 상품 가치다. 좋은 선수를 영입하거나 육성하여 최고 수준으로 만들어 팬들에게 만족을 시켜준다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가져오는 시너지 효과는 그 이상이다.

이 모든 것이 알렉스 퍼거슨이 만든 작품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구단이나 선수들보다 알렉스 퍼거슨의 가치가 더 크다. 선수들은 상품의 가치가 항상 일정하지 않지만 알렉스 퍼거슨은 20년 동안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세계 최고의 가치로 유지했다. 다만 한가지 아쉬운 점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시민구단이 아니라 거대 자본가에 의해 팔렸다는 점이다. 시민구단이 아니더라도 가치는 오르면 올랐지 떨어지지 않았다. 명성만큼 스폰서도 많고, 일정한 성적을 내고 있다.

130년 역사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그중의 6분의 1을 알렉스 퍼거슨과 함께 하고 있다. 그 6분의 1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가장 큰 영광의 시대다. 알렉스 퍼거슨은 항상 그 영광에 머무르지 않고, 새로운 도전과 실험을 끊임없이 시도를 할 것이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바로 알렉스 퍼거슨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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