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는 건 싫어! 책강아지 1
류호선 지음, 장선환 그림 / 봄볕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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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첫 이야기부터 재미있었다. 

'원래는 약을 사면 공짜로 주던 비타민인데 왜 하필 오늘부터 이름을 써야 준다고 하는 걸까요 '라는 토리의 말이 너무나 맞기 때문이다. 무언가 시키면서 생색을 나는 어른의 모습에 화들짝 놀랐다. 

'글자를 못 쓰는 게 창피한 일이 아닌데 선생님이 유치원에 다니는 어린이는 무엇이든지 잘 모르고 서툰게 당연한 거라고 했어요. 엄마가 왜 창피해하는지 토리는 알다가도 모르겠어요.'

엄마의 조급함을 난 이해하지만 토리는 모르는 것이다. 간판을 읽어야 해서 '이제 걸어가면서 하늘의 구름이랑도 그만 놀아야 하고, 여기저기 팔을 내밀고 있는 나무와도, 작는 개미 친구들과도 그만 이야기하기로 했어요. 왜냐고요? 글자를 빨리 읽어야 하니까요.'라고 말하는 토리가 안타까웠다. 사실 간판을 읽는 것보다 하늘의 구름을 보는 것이 중요할 수도 있다.

이게 어디 글자 읽는 것만 해당할까? 앞으로 토리는 학원에도 비슷한 이유로 가야되고,  중간고사,기말고사 기간에는 친적모임에도 못 가게 될것이다. (내가 너무 비관적인가 보다.)


그래도 글자를 읽는다는 것이 재미있다는 걸 알게 되서 다행이다. 

"글자를 읽는 건 꼭 숨은그림찾기 같아요. 여러 가지 글자 속에 숨어 있는 이름을 찾아 주는 것처럼 말이에요. "

쓰면 쓸수록 재미있어지기는커녕 써야 하는 게 늘어나기만 했어요. 

물론 읽고 나면 다른 과제가 남아 있다. 한 고개를 넘으면 넘어야 할 다음 고개가 기다리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부끄러운 어른이 모습을 많이 봤다. 그 어른의 모습에서 날 발견하고 마냥 웃을수만은 없었다. 이유를 제대로 설명해주는 어른이 되어야 겠다고 생각했다. 왜라는 질문을 귀찮아하는 것은 아닌지, 사실 나도 잘모르는 걸 강요하고 있는지는 아닌지, 이름을 못쓰면 그리면 되는데 무조건 이름을 쓰라고 하는 건 아닌지, 남들 하는 거라 따라하게 하고 있는 건 아닌지 반성한다. 


토리가 글을 써야하는 이유를 찾았다. 말로 하는 것보다 글로 쓰는 게 마음을 더 잘 전달할 수 있다는 말에 한 마디로 꽂혔다. 

맞는 말이다. 글자를 쓰는 건 읽는 것보다 훨씬 더 어렵고 힘들다. 토리처럼 팔이 아프고 손에 쥐가 날것 같고 심지어는 손이 얼얼해지고 눈에 힘이 들어가 아프다. 어른들이 그 아픔을 너무나 당연하게 여기는 것은 아닌지 생각을 많이 하게 한다. 


쓰고 싶을 때 쓰면 될테니 기다려 주자. 토리처럼 언제든지 쓰고 싶을 게 생긴다면 그 때는 알아서 척척 쓸 텐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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