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태일 평전 - 개정판
조영래 지음 / 돌베개 / 2001년 9월
평점 :
절판


이 즈음을 살아가는 그런저런 대학생으로 노동문제, 아니 사회 전반에 대해 그다지 관심 갖지도 귀기울이지도 않던 내게 누군가의 추천으로 아는 척좀 하려고 읽었던 이 책은... 내가 얼마나 속편하게 사는 사람이었는지 알게 해준 책이다. 인간이 인간이 아니던... 단지 눈에 보이는 수출량만 늘어나면 되던 그 시절. 그 밑바닥에... 우리의 현대를 이룬 밑바닥에 그 거름이 된 사람들의 얘기가 너무 처참하고 슬프게 표현되어 있다. 기계보다도 못한 처우로 공장사람들이 죽어가는 그 현실이 얼마나 슬프던지.. 가족을 위해 자신의 삶을 희생하는 어린 여직공들의 얘기에선 같은 나이또래의 여자로서 화가 치밀기도 했다.

전태일을 통해 바라본 그 시대의 삶. 아픔과 고통. 분노. 절망. 죽음으로서 겨우 그제서야 그 현실을 알렸던 현실은 너무나 처참하고 아픈 것이었다. 지금 우리나라에서 다시 밑바닥을 이루고 있는 외국인 노동자들.. 그들을 바라보면서 조금이나마 짐작하는 그 아픔. 늘 가진 자와 가지지 못한 자가 양분되는 현실에서. 그 밑에 억눌려 깔딱깔딱 숨을 쉬는 사람들을 잊으면 안 될 것이다. 그는 참된 지성인인이었다. 현실을 바르게 볼 수 있는 눈과 그 현실을바로 잡으려 했던 노력.아는 것을 행할 수 있는 결단력. 죽음도 마다하지 않았던 희생정신. 무엇보다도 도덕적이었던 정신....

문득 요즘 문제가 되고 있는 정치인과 기업간에 오고 간 엄청 난 돈이 떠오른다. 그것에 분노하되 어쩔수 없다고 생각하는 나. 그러나 전태일 같은 누군가는 그것을 바로잡을 수 있는 것이라 생각하며 노력을 기울이고 있을 것이다. 전태일. 그 분의 죽음이 헛되지 않았음으로(적어도 직공들의 고통스런 현실을 알린 것만으로도) 그는 행복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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