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벽돌에 독립을 새긴 사람들 - 상하이부터 충칭까지, 정치부 기자의 임시정부 기행
이창희 지음 / 드루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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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를 통해 책을 제공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쓴 후기입니다.


이 책은 꼭 8월 안에 읽고 싶은 책이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은 14일, 광복절은 15일, 그리고 29일은 경술국치일이 있기 때문이다. 최근 한 배우의 증조부 친일 논란이 있기도 했다. 그래서 더욱 8월에 이 책을 읽고 싶었다.

정치부 기자인 이창희 작가님은 우리 근현대사를 자신들의 정치적 이익에 이용하는 현실에 회의를 느끼고,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발자취가 남아 있는 중국으로 향한다. 상하이부터 충칭까지 23일 동안 11개 도시를 다닌다. 잘 보존되어 있는 공간을 찬찬히 둘러보기도 하고,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은 곳에 가서는 온전히 자신의 상상에 맡긴다. 하지만 곧 밀려드는 허탈함과 공허함은 방에 앉아 책을 읽는 나에게도 똑같이 전해졌다.

역사적 사실을 마주할 때 가장 많이, 흔하게 하는 생각은 "어떤 마음이었을까?"인 것 같다. 잠시 상상하는 데 시간을 쓰는 정도인 것 같은데, 작가님은 그들이 걸었던 길을 걷고, 머물렀던 곳에 머문다. 때로는 그들을 더 가까이에서 느끼고 싶어 좁은 골목을 뛰어보기도 한다. '작가님을 이렇게 움직이게 한 그 힘은 무엇이었을까?'라는 고민을 계속 곱씹게 되는 책이었다.

우리나라의 독립을 위해 조국을 떠나 있을 수밖에 없었던 이들, 다른 나라와 함께 힘을 합쳐 일본 제국주의에 맞서 싸웠던 이들. 이 책은 내가 알고 있던 임시정부의 대표적인 몇몇 인물들뿐만 아니라, 기록이 남아 있지 않아 이름조차 알 수 없는 이들까지 생각하게 한다. 그래서 이 책이 참 고마웠다.

같은 역사의 뿌리로부터 함께 살아가고 있는 우리지만 다른 역사인식을 갖고 있는 것은 자유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독립운동과 친일의 역사를 어떻게 기억하고 있을까.

작가님이 난징에서 택시를 탔던 일화를 풀어낸 <강남 한복판에 위안부 기념관이 생긴다면>이 기억에 남는다. 역사를 바라보는 생각은 다를 수 있지만, 역사적 사실까지 다르게 만들 수는 없다. '역사 문제가 토론의 주제가 아니라 태도의 기준이 된다'는 문장이 계속 기억에 남았다.

기록이 남아 있지 않아 이름조차 알 수 없는 사람들. 붉은 벽돌로 지어진 건물이 빼곡한 좁은 골목에는 그들이 독립을 위해 걸었던 길과 목숨까지 내놓고 사선을 넘나들었던 시간이 남아 있다. 그들의 이름을 모두 기억할 수는 없더라도, 그들이 남긴 길과 이야기를 기억하는 것은 결국 그들 덕에 지금을 살아갈 수 있는 우리의 몫이 아닐까.

잊지 않는 것, 사실을 사실대로 기억하는 것. 그리고 그 기억을 함부로 이용하지 않는 것.

그것이 우리가 역사 앞에서 지켜야 할 최소한의 책무가 아닐까.

이런 고민을 끊임없이 하게 하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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