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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공녀 강주룡 - 제23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
박서련 지음 / 한겨레출판 / 2018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체공 [滯空] 항공기나 기구 따위가 공중에 머물러 있음'
책을 읽기 전 ‘체공? 체공이 어떤 뜻이지?’하고 인터넷에 검색해보았을 때. 그리고 체공의 뜻을 보았을 때 마음이 먹먹했다. 그때에도 지금도 하늘엔 사람이 있다는 것이 나를 울컥하게 만들었다.
강주룡의 삶을 그린 소설이지만 처음 만난 강주룡의 모습은 단식을 하는 모습이었다.
‘오래 주렸다.’ 왜 이 모습이 첫 만남이었을까. 작가의 의도에 의문을 가진 채 몇 번이고 다시 읽었다. 그래도 이해되지 않은 채로 넘긴 책장은 시간이 가는지도 모르게 넘어갔다. 책장을 잡은 손에 힘이 꽉 들어가기도 하고 웃음이 나기도 했던 단순히 한 여자의 삶을 접했다고 하기에는 너무 꽉 들어차있는 느낌.
스물이라는 늦은 나이에 다섯 살 어린 전빈과 결혼을 하게 되고 독립운동을 하게 되는 과정 가족과 집을 떠나 고무 직공 노동자가 되고 파업을 참여하는. 그리고 을밀대 지붕위에 올라가 외치는 강주룡의 일련의 모습들은 단순히 한 여성을 영웅적으로 그리는 것이 아니었다. 수동적이었던 그녀는 이 과정을 거치며 자신의 인생의 진정한 주체로 성장한다. 여성으로서 억압받던 현실을 탈피하기 위함이 아닌 말도 안되는 이 현실에 목소리를 내고자 했던 강주룡.
“여직공은 하찮구 모단 껄은 귀한 것이 아이라는 것. 다 같은, 사람이라는 것. 고무공이 모단 껄 꿈을 꾸든 말든, 관리자가 그따우로 날 대해서는 아니 되얐다는 것.”
“내 동지, 내 동무, 나 자신을 위하여 죽고자 싸울 것입네다.”
“일하지 않는 자 먹지도 말라, 자본가여 먹지도 말라”
내가 마치 강주룡이 된 것처럼 느끼게 되는 세심한 감정 묘사, 과하지 않고 담담하게 강주룡의 설명한 이 소설을 보며 나는 다시한번 나는 무엇을 위해, 어디로 가고자 하는지 생각해본다. 불합리하고 잘못된 것에 대해 끊임없이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바꿔내고자 했던 강주룡의 모습을 우리는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 우리도 바꾸기 위한 목소리를 가감없이 내야하지 않을까. 이것이 강주룡이 우리에게 던져주는 메시지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