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겁내지 말자. 겁낼 것 없다! 여기는 파리 아닌가? 나처럼 문화인들이산다는 세련된 도시이다. 음악과 조각, 그리고 그림장이들이 우글거린다니 바로 고향이라고 한들 어떠랴? 옛날부터 환쟁이라면 누구나 와서 지냈다고 했다. 고갱도 다녀갔고 밀레도 여기서 굶주렸다더라. 그런 서양 환쟁이 말고라도 우리의 화가 또한 얼마나 다녀갔을까…………. 술친구 산친구박동일 씨도 지금 이 도시 이 하늘 아래 어딘가 하숙을 가지고 있다지 않던가? 젠장! 지금 파리에 있을 것이지 하필 이럴 때 서울로 날아갔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