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은 어디에 있는가?
세상은 넓다. 사진가는 넓은 세상 중에서 카메라의 네모에 담긴 만큼만 찍는다. 사진을 보는 사람은 사진가의 네모 안에서도 자신이 생각하는 만큼만 받아들인다. 그래서 찍은 사람이 바라본 현실과 관람객이 본사진은 차이가 난다.
12량짜리 지하철이 있다. 아침 9시 15분, 나는 앞에서 두 번째 칸에 타고 종점까지 한 시간 넘게 달린다.
한 시간 동안 지하철 안 군상들을 기록한다. 그러나 내가 찍은 사진은 서울의 아침도, 지하철 풍경도, 지하철 5호선도 될 수가 없다. 내가 찍은 사진은 아침 9시 15분에 영등포구청역을 출발한 지하철 5호선의두 번째 칸 풍경이다. 그 또한 전부가 아니라 내 카메라에 담긴 풍경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