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속의 문맹자들 - 한국 공교육의 불편한 진실
엄훈 지음 / 우리교육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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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2학년이 큰 아이의 경우 유치원 1년이 학교다니기전에 받는 공교육이 전부다. 최대한 아이 속도에 맞추어 키우자는 생각에 공부의 경우 아이가 스스로 원할때까지 기다리며 책읽기와 미술 또는 요리 품앗이 위주로 키워웠다.

 

초등 학교 입학을 앞두고나니 까막눈이 우리 아이가 많이 걱정이 되었다.7살 봄부터 아이에게 한글을 가르치려고 하는데 아이는 받아들일 준비가 안 되었는지 짜증만 내고 거부만 했다.결국 학교 입학을 3개월 앞두고 다시 한글을 시도하였다. 나와 남편 모두 선생님이 되어서 가르쳤으나 진도는 답답하게 나아가고 결국 받침글짜 까지만 배우고 학교에 입학했다.한글로 걱정은 되긴 했지만, 책읽기를 꾸준히 해서 금방 차이를 따라갈 것이라고 믿었다. (어쩌면 육아책에서 한글을 안 떼고 학교 보내도 책읽기가 잘 된 아이는 금방 그 차이가 줄어들었다는 어떤 엄마의 육아서적이야기를 내 이야기로 착각하고 있었을 지도 모르겠다.)또한 나의 어린시절을 떠올리며 1학년이라서 선생님이 아이의 속도에 맞추어서 도와주실 것이라고 믿었다. 

 

처음 한달간은 너무 즐거워 하던 아이가 갑자기 슬슬 짜증을 내고 나중에는 스트레스 증상까지 보이기 시작했다. 학교 생활에 대해서 말을 안하는 아이....겨우겨우 아이의 입을 통해서 학교생활을 듣게 되었다.자율이 아닌 통제로 힘들어하는 아이에게 선행학습을 하지 않아서 배움의 속도가 느리다는 이유로 아이를 친구들 앞에 세워두거나 아이들 다 보는 앞에서 따로 숙제를 내주셨다보다.수업시간에 풀어야할 문제를 풀지 못해서 쉬는 시간까지 시간을 할애해서 열심히 하는 아이에게 칭찬한번 해주지 않고 왜 늦게 하냐고 퉁명스럽게 이야기 하신 적도 있다보다.아이가 얼마나 힘들었을까!

 

심리적인 문제인지 학습적인 문제인지 확인하려고 전문 상담에 검사까지 받았다.그 결과 읽기는 0.4년, 쓰기는 1.0년이 지연되어있었다. 일반적인 1학년의 경우 보통은 2학년의 실력이 나오니 보통의 아이보다 1.4년~2년이 뒤쳐져있다는 말을 듣고 왔다. 전문적인 학습치료를 통해서 3개월 만에 아이의 수준은 1학년 수준으로 올라갔으나 그 사이의 아이의 맘고생은 정말 컸다.

 

만약~ 이런 아이의 고통을 부모나 선생님이 알아차리지 못한다면 아이는 학교 속의 문맹자가 되어가는 것이다. 이 책 속에서 소개된 아이들의 경우를 읽으면서 내 아이를 보는 듯해서 한 아이 한 아이 모두 안쓰러웠다. 얼마나 힘들었을까? 그 속에서 아닌 척 하려고 나름의 방법으로 살아가는 방법을 터득한 아이도...친구들보다 못 해서 자신감을 잃었던 아이도... 교실에서 떠노는 섬같은 존재였을 것이다. 모든 아이들에게 공교육이 제공되는 우리 나라에서 문맹이라니...학교와 문맹 어울리지 않지만..지금도 학교 교실에서는 문맹으로 고통받는 아이들이 많다는 사실은 엄연한 사실이다.

 

문맹이 단지 글자 해독의 범주를 넘어서 일상생활에 큰 어려움이 없을 정도의 수준으로 정의해서 여러 나라에서 노력하고 있건만..우리는 한글해독이라는 좁은 울타리를 속에서 문맹률 퇴치신화 속에 빠져있다. 지금도 학교 속의 문맹자들이 엄연히 존재하고 있는 학교에서는 왜 이런 상황을 방치하는 것일까? 이런 아이들을 위해 도움이 될 수 있는 환경을 제공이나 할 수는 있을 것인가?

 

책 속에서 학교 선생님의 하루와 학교의 문화를 부분에서 학교에 실체에 대해서 알게되자 왜 이렇게 흘러가는지 이해가 된다.

 

아이들 수업준비보다는 업무 처리에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하는 선생님의 하루를 보니 주변에서 아이들이 하는 이야기가 이해가 된다. 수업시간에 학급 반장에게 자습 맡겨놓고 선생님은 일처리 하기 바빴다는 이야기, 반장되고 나서 이런 자습시간 때문에 너무 힘들다는 아이들 이야기, 4시 반만 넘겨도 담임만나기 힘들다는 이야기 등..물론 선생님 또한 많은 노력을 하시겠지만, 정작 중요한 것을 놓치면서 지낸다는 생각이 든다.그것은 선생님의 잘못이 아니라 업무 효율을 중시하는 학교 문화, 비틈없이 짜여져있는 교육과정과 교과서, 1대 다로 만나는 교사와 학생관계 로 인한 고질적인 문제 일 것이다.

 

학교에서는 학습을 못 따라는 아이들을 정말 손놓고 있는 것인가?

 

국가 수준 학업 성취도 평가 를 통해서 일년에 한번 학업 성취도를 평가한다. 그 평과 결과를 가지고 학습 부진 아동이 많은 학교에 지원 및 관리가 들어간다고 한다.이런 압박이 아래로 아래로 내려오는지라 해당 학교 교장,교감, 담임선생님이 달가워할리가 없다. 아이마다 적절한 교육의 기회가 주어지는 대신에 또 다른 모양의 주입식 교육, 점수 잘 받는 교육이 강요되고 있는 것이다. 단시간에 나올 것 같은 문제를 아이들에게 공부시켜서 단기간에 점수만 올리기 되어서 내년에 다시 학습 부진으로 결과가 나오는 어이가 없는 일이 일어나는 것이다.

 

정말 좋은 해결책은 없는 것일까?

 

그냥 학교라는 쳇바퀴 속에서 속도에 맞추어서 돌아가지 못해서 어딘가 튕겨져나가 그 존재의 의미가 희미한 채로 고통속에 아이들이 지내야할까?

 

저자는 많은 시도를 통해서 실패를 경험했지만, 다시 희망을 찾고 있다. 제발 좋은 결실이 맺어져서 아이들에게 희망이 되었으면 한다.

 

책 속에서 가장 와 닿는 말이

 

잘 읽는 아이는 더 잘 읽게 되고 못 읽는 아이는 점점 더 뒤처진다.

 

현대 사회에서 부유함 또한 이런 원리로 가고 있건만, 읽기 또한 이런 결과를 가지고 오다니~~

 

평등한 교육 기회를 부여를 자랑하는 공교육의 진정한 모습을 찾길 간절히 바라고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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