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각대장 존 비룡소의 그림동화 6
존 버닝햄 지음, 박상희 옮김 / 비룡소 / 199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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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표지부터 눈에 띈다. 학사모에 검정까운을 입고 아이에게 마수의 손길같은 두 손을 뻗치고 있는 선생님과 그 앞에 붉은 얼굴의 작아보이기만하는 아이. 도대체 무슨 내용일까.

존은 늘 지각한다. 그것도 선생님이 물었을 때 말도 안되는 이유들로... 하지만 그 이유들은 사실이었고, 선생님이 지각한 이유를 물었을 때 존이 사실대로 이야기 할 때마다 선생님께 거짓말 한다는 이유로 혼나곤 했다. 나중에는 선생님이 직접 존이 겪은 황당한 일들을 당하고 존에게 도움을 청하지만 존은 상큼하게 씹어버리는 것으로 결말을 맺는. 끝부분을 읽고 조금 당황스러웠다. '오잉...?' 그리고 3초 후에 '으하하~' 하고 웃었다.

나는 저학년 정도의 아이들과 대화를 나눌 기회가 그다지 많지 않아 아이들이 어떤 말과 생각을 하는지 잘 모르는 편이다. 하지만 내가 어렸을 때를 떠올려보면, 이것저것 공상을 즐겨해서 가끔은 실제상황으로 착각하고는 엄마에게 말하곤 했던 것 같다. 그때마다 말도 안되는 소리한다고 혼나기도 했을테고 무시당하기도 했을꺼다. 속상했었겠지..? 하지만 나는 이제 어른이고 아마도 존의 선생님처럼 지각사유로 저런 만화같은 일들을 제시한다면 황당해하며 화를 냈을 것이다.

결국 나도 이젠 어린이를 이해하지 못하는 어른이 된 것이다. 어린이는 어린이의 '눈높이' 에서 바라봐야 하는건데 내 식대로 끼워맞추느라 제대로 바라보지 못한 건 아닌가 하는 약간의 반성도 생겼다. 존, 미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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