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스시의 마법사 - 제2권 아투안의 무덤
어슐러 K. 르 귄 지음, 이지연, 최준영 옮김 / 황금가지 / 200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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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이 가지고 있는 마력을 이야기 하는 것은 재미있다. 김춘수의 “꽃”에서도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아무것도 아닌 것이 내게로 와 꽃으로 변한다고 이야기 한다. 어디 그 시뿐이랴, 많은 책들에서 이름에 얽힌 힘을 언급한다.

어스시의 마법사에서도 본질에 해당하는 이름을 알고 있는 자가 힘을 갖는다. 이 세계는 모든 사람들이 진정한 이름을 숨긴 채 별명으로 호명을 한다. 진정한 이름을 남에게 가르쳐 주는 것은 그만큼의 위험을 감수하는 것이다. 게드 또는 새매는 천부적인 마법사의 재능을 가진 소년이지만, 그만한 나이 또래가 으레 그러듯 무시 당하면 호승심에 불타 오른다. 그러한 연유로 이름도, 형체도 없는 존재를 탄생시켜 세계를 위험에 빠뜨린 게드는 자신도 죽을 고비를 넘기게 된다. 시시각각 다가오는 무형의 존재 앞에서 게드는 그것을 제압할 방법을 찾는다.

평에는 톨킨의 “반지의 제왕”과 루이스의 “나르니아 연대기”와 함께 판타지 문학의 3대 걸작으로 꼽히는 작품이라고는 하지만, 개인적으로 “반지의 제왕”에 비할 바는 아니라고 생각이 들고, “나르니아 연대기”보다는 더 깊이가 있다는 생각이다. 뭐, 셋 다 충분히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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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고난 성격으로 승부하라 - 9가지 삶의 성공 모델
윤태익 지음 / 더난출판사 / 200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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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니어그램이라고 들어보셨는지? 일종의 성격 테스트와 비슷한데, 사람을 크게 9가지 형으로 나누고 각각의 성장 방향과 장점과 단점을 알려준다. 다만, 기존의 성격 테스트와는 달리 스스로 자신을 돌아봄으로써 자신을 알아나가는 수도의 한 과정이다. 에니어그램에서는 남이 자신을 어떻다고 지적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이 책은 에니어그램의 입문서 보다는 조금 더 깊은 내용을 담고 있고, 그렇다고 이해하기 어려울 정도로 심화된 내용도 아니다. 적당히 응용할 수 있을 정도의 수준이다. 이런 에니어그램이 절대 진리는 아니지만 (어떻게 몇 가지 구분으로 세상 모든 사람을 나눌 수 있겠는가?), 전형적인 7번 타입인 나로서는 신봉할 수 밖에. 성격 테스트를 좋아하고 스스로를 정의 내리기 좋아하는 사람에게 추천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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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의 경제학 카페
유시민 지음 / 돌베개 / 200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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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번 논의된 바 있지만, 책의 효용에 대해서는 개인적인 선호에 따라 다르게 생각될 수 있다. 예를 들면, 지식을 전하는 것이 책의 본질인지, 생을 풍부하게 만드는 것이 책의 본질인지, 즐거움을 주는 것이 책의 본질인지? 그렇다면, 운동의 본질은 무엇인가? 심장을 튼튼하게 만드는 것인지, 다리를 튼튼하게 만드는 것인지, 근육을 멋있게 붙이는 것인지? 너무도 많은 운동이 있고, 그들이 주는 효용 또한 다르지만, 적절한 운동은 삶을 풍요롭게 만든다. 책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여러 가지 이유로 최근 소프트한 책만을 읽었는데, 오랜만에 머리를 쓰는 책을 읽었다(전공서적제외). 경제학에 대한 기본이 충실하다면, 쉽게 읽힐 정도의 수준이고, 나 같은 문외한에게는 좋은 경험이 될 수 있다. 재미있었던 부분은 부채에 대한 부분이다. 어떤 국가(정부)가 빚을 많이 지면 망할까, 안 망할까? IMF는 왜 일어난 것일까? 어렵지 않은 부분 이었지만, 국가의 부채를 전국민 수로 나누어 그 수치를 선거에 이용해 먹는 몰상식한 정치인들의 거짓말을 깨닫게 되었다. 전혀 몰랐던 부분은 미국이 계속 무역 적자를 내고 있는데, 왜 망하지 않는 것일까? 여기에서는 우리나라의 외환보유고가 늘었다고 좋아할 일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마지막으로 아직도 받아들이기 힘든 사실은 자유무역이 모든 나라에게 좋다는 것이다. 물론, 비교우위론의 도표를 보기는 했지만, 유시민씨도 지적했듯이 수요가 탄력적이지 않은 상품을 생산해야 하는 나라는 열세에 놓일 수 밖에 없으리라는 생각이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조금 더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세상 돌아가는 일에 관심 영역을 넓혀볼 의향이 있으신 분에게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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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부자들
한상복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0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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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팔리는 책에는 이유가 있다. 우선 재미있어야 하고, 독특한 점이 있어야 하고, 배우는 점이 있어야 한다. 이책도 마찬가지이다. 최근 다수의 재테크 서적을 읽고 있는 나로서는 이 책의 구별되는 특징을 이렇게 말하고 싶다. 이책은 강요하지 않는다. 실제 부자들의 통계와 예를 보여줌으로써 흥미를 유발한다. 다른 재테크 서적과 비슷한 이야기를 하면서도 다르다. 다른 책들은 생각이나 주장을 이야기한다. 하지만, 이책은 사실을 이야기한다. 설득력 있고, 다루고 있는 범위 또한 넓다. 직접 느껴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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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고발한다
김영명 지음 / 한겨레출판 / 200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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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에 롯데백화점에서 주말마다 아기 영어 노래 가르쳐 주는 프로그램을 신청하고 돌아오면서 예전에 친구하고 영어 공용화 문제에 대해 논쟁했던 것이 다시 생각났다. 그 때나 지금이나 나는 반대 입장이다.

아프리카나 동남아시아에서 과거 유럽 열강의 식민지였던 곳은 지금도 영어나 불어를 모국어처럼 쓰거나 상류층의 공식언어로 사용되고 있다. 그 나라들의 대부분 원래 자신의 말보다 영어를 더 고급스런 언어로 생각하고 있다. 영어를 배우면서 미국문화와 가치관을 함께 배우지 않는 것은 불가능하며 은연중에 국어를 천시하지 않을 수 없다. 최근 지하철등에서 분명 한국아이들인데, 영어를 유창하게 쓰며 지들끼리 히히덕거리는 것을 볼 수 있다. 약간의 으쓱거림을 느꼈다면 나의 망상인가? 우리도 영어를 틀리면 부끄럽게 느끼니(사실 당연한 것인데도,) 그들을 탓할 것은 못된다. 지금도 이미 은연중 영어의 가치를 국어의 가치보다 크게 느낀다.

과거 우리나라에게 강대국이 중국이 전부일때, 일부 식자들은 중국풍이나 중국말의 가치를 우리말보다 중히 여겼다. 만일, 현재와 같이 교통, 통신 등으로 전국을 제어할 수 있었다면, 지금 우리의 언어와 문자는 중국과 같을 지 모른다. 고려, 조선을 거쳐 우리가 중국과 언어가 같았다면, 문화전파와 경제적 효과는 그당시로는 엄청났으리라. <나는 고발한다>에서 김영명은 영어 공용어론을 사대주의의 전형으로 단죄한다. 사대주의는 생존을 위해 외국문물의 수용이 불가피하다는 식으로 실용과 명분을 결합시킨다고 한다.

누가 과연 국어와 동급으로 영어를 놓으려고 하는가, 이것이 과연 경제적인 이득만을 쫓아서 결정할 일인가? 영어는 국제어가 아니라 미국어일 뿐이다. 100년후 일본이 초강대국이 되서 일어가 지금의 영어 역할을 한다면, 그때는 또 일어가 공용어가 되야 한단 말인가? 그 와중에 우리말은 살아 있을 수 있을까? 사실 경제적인 이득조차 의심스럽지만, 그것은 다음 기회에 하기로 하자.

영어를 잘하는 것은 좋은 일이고, 개인적으로는 능력있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그리고, 지금 현재 상황은 영어가 다른 나라 말에 비해 더 유용한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이런 상황은 언젠가 변하고, 영어라는 것은 유용한 도구일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태우가 영어를 잘했으면 좋겠고, 내 경제력 범위에서 교육도 시키겠지만, 더욱더 바라는 것은 내 아이가 우리말의 느낌과 어감, 어휘의 선택 및 배치를 정확하고 아름답게 구사해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었으면 하고, 미국 뿐만이 아니라 3세계인에게도 오픈마인드로 다가갈 수 있는 (언어구사를 떠나) 그런 사람이었으면 한다. 나와 생각이 비슷한 책을 만나서 반가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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