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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베첸토 비채 모던 앤 클래식 문학 Modern & Classic
알레산드로 바리코 지음, 최정윤 옮김 / 비채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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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팔 자리에 오른팔을 붙인다는 건가요?"
"그렇죠."
"어허…… 이런, 보통은…… 없는 것보다야 오른팔이라도 있는 게 낫겠죠.…….."
"제 생각도 그렇습니다. 가서 확인하고 올 테니 잠시 기다리세요."
"혹시라도 며칠 뒤에 다시 오면 왼팔이 하나 들어와 있지 않을까요…."
"여기 백인 팔과 흑인 팔이 하나씩 있군요…….."
"같은 색으로 하죠……. 흑인을 무시하는 건 아니에요,
단지 이유라면…..."
운이 좋지 않았다. 천국에서 오른팔만 두 개인 채로 불멸을 살아가야 하다니. (콧소리로) 자 이제 성호를 그어봅시다! (성호를 그으려다 멈칫한다. 손을 바라본다) 어떤 팔을 써야 할지 난감하다. (잠시 머뭇거리다가 두 손으로 재빠르게 성호를 긋는다) 영원히, 수백만 년을 바보 같은 꼴로 살아야 한다. (두 손으로 다시 성호를 그어본다) 천국에서. 지옥이 따로없다. 웃을 일이 아니다.
(돌아서 무대 장막을 향해 간다. 퇴장하려다 마지막 걸음을 떼기 전에 멈춘다. 다시 뒤를 돌아 관객을 본다. 눈이 반짝반짝 빛난다) - P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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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아닌, 동시에 십만 명인 어떤 사람
루이지 피란델로 지음, 김효정 옮김 / 최측의농간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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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 이름은 이름대로 놔둡시다.그리고 이목구비 얘기도 그만합시다. 비록 ㅡ엄밀히 말해 거울 앞에서 나를 표현했던 그 이미지와 다른 내 이미지를 만들 수 없다는 사실이 명확해졌으므로 ㅡ이런 얼굴이 나의 의지와 무관하며, 어떤 욕구에반하는 얼굴이 아니라, 이를테면 머리카락은 이렇지 않고, 이런 색깔이 아니며, 눈은 저 푸르스름한 색이 아니고, 이런 코,
이런 입이 아닌 다른 이목구비를 가질 수 있다 할지라도, 이목구비 얘기는 그만둡시다. 그 얼굴이 괴물처럼 변할 수도 있어서, 운명처럼 그 얼굴을 달고 다니면서도 살고 싶어 한다는 사실을 결국은 깨달아야 했기 때문이다. 내 얼굴이 괴물처럼 흉측하지도 않았으므로, 나는 내 얼굴에 만족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조건들은? 나와 무관한 나의 조건들 말이다. 나의외부에서, 나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나를 결정했던 조건들은?
나의 출생과 가정환경은? 남들이 각자 그들의 방식대로, 말하자면 질투나 증오, 경멸이 섞인 각자의 특수한 저울로 그 조건들을 평가했던 것처럼 그것을 평가하기 위해 조건들을 비교한적은 없었다.
나는 지금까지 인생을 살아가는 한 사람이었다. 그렇게 한 인간이었고, 그것으로 충분했다. 인생에서. 모든 면에서 내가 나를 만든 것처럼. 내가 그 육체를 만들지 않았고, 그 이름을 내게 붙이지 않았는데, 나는 내 의지와는 무관하게 인생에 놓이게 되었다. 그렇게 나의 의지와 무관하게 수많은 다른 것들이 타인을 통해 사방으로부터 나게 왔다. 다른 많은 사람들이 타인들에 의해 주어져 나를 구성하고 있었는데, 나는 사실상 그것들을 생각해본 적이 없었고, 그때 나를 덮쳤던 이상하고 적대적인 이미지 또한 그것과 연관시키지 않았다. - P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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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내려 습한 날씨. 하지만 동산길을 지나 도서관에서 빌려온 새책냄새는 너무나 좋다. 첫줄도 좋고, 한가한 일요일 저녁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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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쪽
....하지만, 그게 또 무슨 의미가 있나요? “독서, 특히 어린 시절의 책읽기는 활자를 견디는 훈육 과정 자체가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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