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쓰임 - 사소한 일상도 콘텐츠로 만드는 마케터의 감각
생각노트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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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타깝지만 딱히 읽지 않아도 될 정도의 딱 그만한 한 권.
작가는 한때 인기가 있던 싸이월드에 컨텐츠를 담다가 쉽게 망해버린 것을 경험하고 개인 블로그는 기업이 제시하는 플랫폼이 아닌 워드프레스로 발행할 것을 제안하면서, 책의 후반부에서는 인스타그램과 트위터 사용의 이점만 늘어놓았다. 지금 당장에라도 독자에게 인스타그램 계정을 시작할 것을 권하면서.
이렇듯 이 책은 작가가 만들어놓은 성공신화(?)가 마치 누구에게나 적용 가능한 일반론처럼 읽혀 조금은 꺼림칙하게 불편하다. 작가는 책을 집어 든 독자들에게 한 수 가르쳐야 한다는 생각이 강요된 것인지, 매 챕터마다 곳곳이 남겨둔 할 일 리스트를 만들어 읽는 내내 부담을 주었다. 과연 ‘생각의 쓰임’이라는 대단한 타이틀에 대단한 내용이 아닐 수가 없다.
작가는 본인 나름의 길을 만들어 나가고 참 열심히 사는 사람이다. 근데 모든 사람이 꼭 그렇게 살고 생각해야 하는 건가? 분명 그렇지는 않기에 다름의 관점이 과연 무엇인지 이 책을 통해 의도치 않게 느끼게 된다. (이게 본래 의도였다면 탁월한 선택이 아닐 수가 없다!) 좋다는 것들 주절주절 옆에서 떠들어 보았자 듣는 사람이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있지 않는다면 우이독경이 다름없다. 생각이 쓰인다는 거창한 주제를 들이밀지 않아도 사람들은 이미 잘 생각하고 그 생각을 소비하며 생산하고 있다. 특출나게 뛰어난 무언가의 결과를 내야 생각이 두드러지고 위대해지는 게 아니다. 그저 주목받고 싶어서 누군가의 위에서는 그 사소한 우월감을 조금이나마 느끼려고 그렇게 노력하는 게 미덕인 사회에서 서로를 강요하지는 말자. 이미 여러모로 피곤한 사회에 선택지는 너무 많고 밀려드는 정보는 감당하기가 어렵다. 다소 이 한 권이 그 시류에 도움이 되고 있다는 점이 조금 아이러니하긴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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