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과 은둔 사이 - 벽장 안팎에서 쓴 글들
김대현 지음 / 오월의봄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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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는 중간 나는 이게 번역서였던가? 하고 고개를 갸웃거렸다. 책 커버를 다시 덮고 작가 이름을 다시 확인했다. 역자는 없었고 저자 이름 한 명만 있었다.
책의 주제도 한몫했지만, 한 문장으로 간결하게 얘기할 수 있는 이야기를 이리저리 돌려가며 수식하는 작가의 글이 도통 쉽게 이해가 되지 않았다. 보통 한 줄 읽고 이게 무슨 내용이지 하며 다시 되새김질하는 건 고리타분하게 번역된 베스트셀러의 외국 교양서적이었는데 그 기분을 여기서 맛보다니 참 의아했다.

모르는 주제이기 때문에 함부로 다룰 수도 없고 약간은 거리감이 느껴져서, 때문에 작가가 무슨 이야기를 할지 호기심이 갔다. 꾸역꾸역 읽어 내려간 글 속에서 내가 생각한 건 그냥 뭔가 작가가 불만이 많아 보였고 그게 사회가 만든 틀이든 본인들이 만든 룰이든 간에 고귀한 투정처럼 보여서 아쉬웠다. 목적을 이루기 위한 과정이 그 자체로 중요해 보였고 과정이 가장 중요한 본질로 남아 있음을 재차 확인하는 듯한 뉘앙스가 나에게는 어려웠다. 일어나지도 않은 일에 대해 확신 가정하며 확고히 하는 분명한 태도가 꺼려졌으며 그게 그들이 말하는 기득권과 일반 대중이 갖는 비평적 태도와 무엇이 다른가에 대해 오히려 되묻고 싶어졌다. 본인은 이해받지 못하고 사회에서 배제된 것 같다고 하지만 오히려 표면적으로 광장의 화두조차 되지 못하고 소외 속에 머무르고 있는 집단이 많이 있는 것을 생각하면 공정하게 인정받는 것 자체가 무엇이었는지 의문을 가지지 않을 수가 없다.

새로운 사상이나 개념이 등장하면 우선 경계하는 것은 누구나 당연하다. 그 가운데 호기심을 갖고 다가갈 수도 우선 배척하고 차근차근 알아나갈 수도 있는 건 사람들이 선택할 수 있는 기본적인 선택 아니었나. 지금은 그 과도기에 있다고 생각하고 그 시간이 어느 정도 걸릴지언정 받아들이는 사람들에게도 제안하는 사람들에게도 조금은 차분하게 생각해 볼 수 있는 여유가 절실해 보인다. 부제가 그러했듯 벽장에서 갇혀있는 듯한 자세로는 아직은 세상에 내보이기에 낯섦이 먼저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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