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브랜드 - 당신이라는 브랜드에게
박찬용 지음, 최용준 사진 / 에이치비프레스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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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지를 펼치면 무엇보다 눈에 먼저 들어오는 것은 화려한 이미지이다. 책장을 넘기면서 감촉으로 느껴지는 뻣뻣한 유광종이와 더불어 사진들은 어찌나 눈부신지 강렬한 색채로 눈길을 사로잡는다. 손톱두께 마냥 잘게 파편화된 글자는 또 얼마나 작은지 쉽사리 시선이 가지 않는다. 읽으라는 건지 말라는 건지 현란한 이미지 위에 정제되어 올려진 문단은 그냥 지나쳐버리기에 급급한 불필요한 장식 같이 여겨졌다.
그런 글들이 이 한 권에 모였다.
각종 매거진의 편집자로 경력을 쌓아온 작가의 포트폴리오 마냥 그가 작성했던 글이 한군데에 정리되었다. 책을 읽는 내내 나는 사견이 강한 글임에도 불구하고 마치 분명한 정의내리는 것 마냥 기업소개 리플렛을 쥐고 있는듯한 기분이 들어 약간 아리송했다. 화려한 이미지나 강렬한 색채는 분명 없는데, 스쳐지나간 잡지를 읽는 상상이 머릿속을 내내 맴돌았다.

‘요즘 브랜드’랄까. 발권한지 몇 년 지나지도 않았는데, 급속하게 변화하는 패션브랜드 마냥 타이틀이 철지난 한 권 처럼 보인다. ‘요즘(이었던) 브랜드’라고 명명하면 조금 나아보일런가 생각했다.
고전과 트렌드 그 사이에 걸쳐서 중간의 역할도 제대로 못 잡은 애매한 위치에 이 한 권이 덩그러니 놓여있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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