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블 - 전2권 - side A, side B + 일러스트 화집
박민규 지음 / 창비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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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뷰를 쓰려다 별점 앞에서 주춤, 한다. 한참 좋은 말을 한 것 같은데도 별점이 네 개밖에(?) 없는 소설집도 있고, 별로 좋은 말을 많이 한 것 같지도 않은데 별점이 네 개씩이나(?) 되는 소설집도 있고. 별이 열 개 정도 있으면 체크하기가 좀 더 쉬웠을까. 결국 이 소설집은 또 어쩌란 말인가.

 아무려나, 다음은 [더블]에 실린 각 단편들의 문학적(?) 성과(???)다.


+ 비치 보이스 ㅡ 2006 이효석문학상 후보, 2006 현대문학상 후보
+ 굿바이, 제플린 ㅡ 2007 '작가'가 선정한 오늘의 소설
+ 깊 ㅡ 2007 황순원문학상 후보
+ 아치 ㅡ 2007 현장비평가가 뽑은 올해의 좋은 소설, 2008 올해의 문제소설
+ 누런 강 배 한 척 ㅡ 2007 이효석문학상 수상, 2007 현대문학상 후보
+ 龍龍龍龍 ㅡ 2008 황순원문학상 후보, 2008 현장비평가가 뽑은 올해의 좋은 소설, 2009 '작가'가 선정한 오늘의 소설, 2009 이상문학상 후보
+ 크로만, 운 ㅡ 2008 '작가'가 선정한 오늘의 소설
+ 낮잠 ㅡ 2008 이상문학상 후보, 2008 이효석문학상 후보
+ 근처 ㅡ 2009 황순원문학상 수상, 2009 현대문학상 후보
+ 루디 ㅡ 2010 현장비평가가 뽑은 올해의 좋은 소설, 2011 올해의 문제소설


  모아놓고 보니 이거 무슨, 프로야구 올스타전을 보는 듯한 화려한 작품들의 총집합이 아닌가. 물론 올스타전에 뽑혔다고 그 선수가 무조건 좋은 선수라고는 할 수 없듯, 문학상 후보에 오르거나 문학상을 받았다고 해서 그 작품을 무조건 좋은 소설이라고 믿는 사람은 이제 거의 없을 터. 하지만 위 소설들을 비롯 다른 여덟 편의 소설들을 주르륵 읽어본바, 대체로 좋았다.

 오, 이거 좋은데?
 와, 이거 쫌 짱이다.
 아, 가슴 깊은 곳을 건드리는 이 맑고 쓸쓸한 정서.
 
 물론 다 그렇다는 건 아니고.

 아니 이게 웬 자기 꼴리는 대로, 그러니까 리비도적... 난 당신의 리비도엔 관심이 없는데, 싶어 보는 듯 마는 듯 본, 그래서 어제오늘 읽었지만 기억도 거의 안 나는 소설도 두 편 정도 있는 것 같고...

 하지만 몇 편의 좋은 소설, 또 몇 편의 그럭저럭 소설, 두어 편 정도의 읽으나마나 한 소설 가운데 눈이 멀어질 만큼 빛나는 작품이 하나 있었다. "루디"였다. 오오, 루디. "루디"는 정말, 와, 좋다는 말도 안 나올 정도로 좋았다. 작년에 계간지에 실린 걸 읽었을 때도 머리를 뜨겁게 강타한 느낌을 받았는데 일 년 남짓 지나 다시 읽어도 그때만큼, 혹은 그때 이상으로 좋았다.

 [더블]은 그냥 넘길 테니 떡을 치든 떡을 해먹든 그도 아니면 동인문학상을 주든 니들 맘대로 해라.
  하지만 "루디"만큼은 절대로 못 넘긴다.

 뭐 이런 기분이랄까.

 어느 평론가가 어느 문예지에 이런 식의 말을 한 적이 있었지. 2010년은 "루디"의 해로 기억될 거라고. 아니, 1년 동안 쏟아지는 한국소설이 얼마나 많은데, 그리고 그 모든 소설을 다 보지도 않았을 게 분명할 텐데 어찌 이런 도발적인 발언을! (어차피 백 편을 읽어야 한 편의 가치를 알 수 있는 건 아니지만.)  더군다나 장편도 아니고 단편에 불과한 "루디"가 과연 어떻게 2010년을 떠맡을 수 있단 말인가. 

 나는 평론가도 아니고, 물론 미문가도 아니며, 당연히 예언자도 아닌지라 뭔가 그럴싸한 말은 못하겠고 그냥 이런 리뷰인지 애정표현인지 모를 글이나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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