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독서 계획을 세워도 제대로 못 지키는 형편이지만, 왠지 그냥 한번 해보고 싶어서... 라기보다는 블로그 업데이트를 안 한 지 너무 오래 됐는데 마땅히 포스팅할 만한 책도 없고 구시렁구시렁. 소설 위주의 블로그니 소설가 위주로. 아래 언급된 작가들은 이래저래 내 블로그 이미지의 주인공인 로베르토 볼라뇨와 관계가 있다.


1. 조르주 페렉




이번 가을에 트위터를 통해 알게 된 지인에게 조르주 페렉의 <사물들>과 <인생사용법>을 빌렸을 때만 해도 올해 안으로 두 권 다 읽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결국 <사물들> 하나밖에 보지 못했다. <인생사용법>은 절판된 지 꽤 됐으나 우연한 기회로 한 권 구해두었다. 하지만 결국 구한 데 만족해버린 꼴이 됐... 정확하게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으나 조만간 열린책들에서 <The Art of Asking Your Boss For a Raise>(임금 인상을 요청하기 위해 과장에게 다가가는 기술과 방법)이(*출간됐다!), 내년 즈음에 펭귄 클래식에서 <W or the Memory of the Childhood>(W 혹은 유년기의 추억)이 번역된다고 하니 그 즈음 해서 함께 읽을 수 있으면 좋겠다. (+<W 또는 유년의 기억>이란 제목으로 출간. <사물들>도 동시에 출간됐다.) 개인적으론 <A Void>라고 영역된 <La Disparition>(실종)을 보고 싶기는 한데 어차피 한국어로는 번역이 불가능한 소설이니까... 아마존 미리 보기로 대충 훑어보니 영역본에서도 'e'가 없는 단어로만 번역을 시도한 것 같다. ('he'나 'she'가 없어도 소설을 쓸 수 있는 건가.) 좌우간 영어 공부를 열심히 해야지.



볼라뇨 소개서인 <볼라뇨, 로베르토 볼라뇨>에는 다음과 같은 구절이 있다. "(*볼라뇨는) 자신이 존경한 작가 조르주 페렉처럼 목록 작성하기를 좋아했다."(21쪽)
더불어 볼라뇨는 자신의 베스트 소설 중 하나로 조르주 페렉의 <인생 사용법>을 꼽고 있다.


2. 미하일 불가코프



작년엔가, <거장과 마르가리타>를 보다가 뭐가 잘 안 맞아서 중간에 그만둔 적이 있는데 올해도 결국 보지 못했다. 내년엔 꼭 볼 수 있으면 좋겠다. 알라딘 검색에는 안 나오는데 번역된 불가코프의 소설 중엔 중앙일보사의 소련+동구현대문학전집으로 나온 <극장>도 있다. 볼라뇨 이런저런 인터뷰를 뒤져봐도 러시아 작가나 작품에 대해서 언급한 경우를 잘 찾지 못했는데 그의 단편집 <전화>에 이런 구절이 나온다. 

 

그때 로헬리오가 우리 쪽 술자리로 다가오더니 미하일 불가코프야말로 의심할 여지없는 20세기 최고의 작가라고 말했다. 카탈루냐 친구들 중에는 <거장과 마르가리타>와 <극장 소설>(*<극장>)을 읽은 사람도 있었지만, 로헬리오는 저명한 소설가가 쓴 다른 작품의 제목을 러시아어로 인용했다. 내 기억으로는 열 권도 넘었던 것 같다. (123,124쪽)


3. 필립 K. 딕



관심은 있었으나 막상 볼 생각은 못하던 차에 볼라뇨가 필립 K. 딕의 (광) 팬이라는 사실을 듣고는 얼마 전에 <유빅>을 보았다. (SF로 시작했다가 역사소설처럼 바뀌는 듯싶더니... 좌우간 이상한 소설이었다) 아쉽게도 구해볼 수 있는 장편 번역본이 별로 없다. 여하튼 내년엔 필립 K. 딕을 좀 읽어봐야겠다. (아직 보는 중이긴 한데) 영어로 편집된 볼라뇨의 인터뷰 책에서 다음과 같은 구절을 발견했다.



(소설의 reality와 fantastic과 관련된 얘기를 하던 중) I'd like to be a writer of the fantastic, like Philip K. Dick, although as time passes and I get older, Dick seems more and more realist to me. (58쪽)


4. 제임스 엘로이



매년 일정 정도의 추리소설/탐정소설을 챙겨보려 하는데 올해는 그닥 보지 못한 것 같다. 좌우간, 제임스 엘로이는 내 잠정적 독서 리스트에 한 번도 등장한 적이 없는 작가다. 구해볼 수 있는 번역본도 별로 없고. 헌데 이렇게 네 번째로 떠억 올라온 이유는 아래의 구절 때문.



Destective stories, and provocative remarks, were always passions of Bolaño'sㅡhe once declared James Ellroy among the best living writers in Englishㅡbut his interest in gumshoe tales went beyond matters of plot and style. (10쪽)


5. 로베르토 볼라뇨



사실 내년에 가장 보고 싶은 소설은 볼라뇨의 대표작인 <야만스러운 탐정들>과 <2666>이다. 이 소설을 읽고 싶은 마음이 커서 현재 다른 소설들은 눈에 잘 들어오지 않는 상황이라고나 할까. 영역본을 구해 읽어보기는 했으나 100페이지도 넘어가지 못해 GG를 치고...


6. 그밖에



어제 모 헌책방에서 구한 최민순 신부의 번역본 <신곡>과 김석희 님이 번역한 <모비 딕>과 2006년에 헌책방에서 저렴한 가격에 구입했으나 1권만 읽고 그친 <문학과 예술의 사회사>와 내년 즈음 새 번역본이 나오기 전에 지금 가지고 있는 설순봉 역 토마스 핀천의 <V>와 강준만의 한국 근현대사 산책 시리즈, 플라톤의 <국가>를 볼 수 있으면 좋겠다. 이렇게 쓰다보면 한도 끝도 없을 것 같으니 이쯤에서 그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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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2-13 19:5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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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2-14 09:0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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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2-16 23:3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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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2-17 00:4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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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2-24 10:1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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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2-26 00:1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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