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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헤로도토스. 6개월 만에 독파하다. 아주, 아주 재미있었다. 그의 가장 뛰어난 점은 인간미가 넘쳐흐른다는 것이다. 그가 잘 속아 넘어가고, 부정확하고, 품위가 없다는 사실은 오히려 하나의 매력이다. 게다가 그런 결점이 과도한 것도 아니었다. 그의 끝없는 호기심, 사소한 사건에 대한 애정, 인간의 약점에 대한 한없는 애정은 정말 인상적이다. 그의 저작에는 현대화해 주기를 바라는 주제들이 넘쳐난다. 광대한 아이디어의 과수원(果樹園)이다. 인간성의 필수적 <본질들>이 거듭 다루어진다. 또한 기이하고 야만적인 과거들을 다룸으로써 찌릿한 이국 정서를 풍긴다. 나는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부분에다 밑줄을 쳤다. 흥미로운 부분, 미학적으로 쾌감을 주는 부분, 뭔가 드러내 보여 주는 부분 등. 종종 소위 중요하다고 여겨지는 역사적 사건들 ㅡ 사건과 관련된 건조한 기록 ㅡ 은 역사가에게나 중요할 뿐, 따분하면서도 가치 없어 보인다. 오히려 X라는 인물이 Y라는 날에 어디에 있었고 무엇을 먹었느냐가 더 중요해 보인다. 가장 매력적인 부분은 이집트를 다룬 권(券)이다. 첫 네 권이 나중 다섯 권보다 더 뛰어나다. 내가 완벽한 판본을 준비해야 한다면 아홉 권 모두 선택하겠다. 번역은 의심할 나위 없이 <클래식>이다. 헤로도토스의 독창적인 측면은 학문적 객관성과, 학문과는 무관한 기이한 사건들을 적절히 혼합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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