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끄러운 세계와 그 적들
한나 렌 지음, 이영미 옮김 / 엘리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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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 렌은 용기 있는 작가다.

여기서 말하는 용기란, 백조들 사이에서 외로워 하는 검은 백조를 위해, 자기 몸에 검은 페인트를 끼얹을 수 있는 백조의 용기다. 내가 있는 매끄러운 세계를 버리고 네가 있는 울퉁불퉁한 세계로 건너갈 수 있는 용기다.

소설 속에 나오는 주인공들의 용기 있는 선택 덕분에, 잘 꾸며진 신파 하나 없이도 순수하게 감동할 수 있었다.

주인공들에게 이런 선택을 하게 하는 작가이기에, 이 책의 인세를 자신의 상상력의 토대가 되어준 - 작년에 방화를 당한 - <교토 애니메니션>에 기부했다는 사실이 어쩐지 필연적으로까지 느껴진다.

나도 이런 용기가 있었으면 좋겠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도 이런 생각을 하게 하는 것이 문학의 힘이고 SF의 힘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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