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견무사와 고양이 눈
좌백.진산 지음 / 황금가지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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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애견무사와고양이눈 #좌백 #진산 
 
📍 이다지도 귀여운 반려동물 무협(!) 단편.
✒ 어디로 튈지 모르는 잡식독서를 지향한다.  (대부분 화장실에 숨어서) 동생방에 굴러다니던 무협지도 잘 봤지만 남들 다 읽는 책(특히 만화책) 은 안봤다. 최근에는 웹소설도 손을 댔는데 (!) 다양한 플랫폼이 생겨 출퇴근엔 언제나 연재글을 읽는다. 그러고보니 한동안 무협이 좀 뜸했네.
무협지의 반려동물이라면 학이나 호랑이 혹은 최소 몃백년 묵은 거북이나.. 일단 저세상 레벨급 비주얼과 내공을 갖추는것이 인지상정. 개와 고양이가 무협에 등장한것은 아마 공자님 무릎에 앉았다 고롱대다 사라지는 찰나의 고양이거나, 배경음으로 암습이 시작되면서 동네개가 짖기 시작한다거나.. 정도?? 주조연의 역할을 했던 무협이 있었나? 주조연까지 무리라도 주조연이 규칙적으로 냥님 식사 챙겨주는것도, 개와 산책하는 것도, 전란 후에 반려견 혹은 반려묘를 챙기는 걸 본적이 없다. 그런데 반려무협이라. 혹시 얘들 무림의 최고영약 먹고 변신해? 보은한다고 호랑이 잡아서 집 앞마당에 던져놓고 모른척 딴짓하나? 골골송으로 적들의 고막을 터뜨리나? 주인공이 냥냥펀치 데미지입고 그런거야 뭐야... 
✒  좌백과 진산 두 작가님은 브릿지 플랫폼에서 무협장르를 연재하시는 부부 작가님이다. 좌백 작가님의 들개이빨, 애견무사, 폐허의 개들 세 작품과 진산 작가님의 고양이 꼬리, 고양이 눈, 고양이 귀 세 작품이 담겨있다.
개와 다를바 없는 삶을 살았던 사람의 보은(들개이빨), 오래전 주군을 지키다 죽은 황구 백구 흑구의 영혼 (폐허의 개들), 철부지 공자님과 동파육과 술 좋아하는 식탐 아초(애견무사), 언니의 복수를 하고 고양이를 안고 떠나는 십이 (고양이 꼬리), 요기의 절반을 주고 떠난 묘파파 (고양이 눈), 잊혀진 무림 칠공주, 사실은 고양이에게 찍힌 일곱 사람의 야합 (고양이 귀). 이렇게 총 여섯 단편. 모두 반려동물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 ( 다 주연급입니다만)
나는 무협이 초면이라 ... 그렇다면 더 추천. 그중에서도 진산님의 작품 세 편은 더더더 추천.
일전 김초엽 작가님의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을 읽고 SF가 아니라 아름다움만 남았듯 진산님의 단편을 다 읽고나니 무협이 남은게 아니라 반려동물의 위로가 남았다. 따뜻하고 따뜻해. ㅠㅠ
​어젯밤 이른시간에 깨서 책을 집었다가 울면서 책 닫았다. 특히 고양이 눈을 읽으면서  낄낄대고 웃고있었는데??? 나 왜 우니...
일년을 넘게 물과 밥을 챙겨줬지만 한번을 쓰다듬어주지 못하고 멀리서 바라봤던 (양말과 배까지도 까맸던) 길냥이 한마리가 도통 보이질 않는다. 너도 묘파파처럼 아픈 누군가에게 요기를 나눠주고 떠난걸까. 누군가에게 보은을 하다 다치기라도 했을까,  아니면 식탐을 충족시켜줄 집사를 간택해 편안히 있는걸까. 들개이빨을 읽으면서 까만 길냥이를 떠올리고 고양이 눈을 읽으면서 웃다가 펑펑 울었다. 내 고양이도 아닌데, 나는 그냥 지나가던 캔따개1 이었는데 왜이렇게 마음이 아픈지 모르겠다


(사족)
✒ 무협과 SF가 자꾸 겹쳐보인다. 장르 호불호가 강하고, 문학으로 인정받기에 시간이 오래 걸렸다. 게다가  두 장르 모두 배경과 캐릭터가 일률적이어서 지루한 시기가 분명 있었으나 최근 다양한 시도가 이루어진다는 점 까지 많은 부분이 닮았다. 

좌백님의 단편 「폐허의 개들」의 한 대목
『철검장주에게는 아름답고 현숙한 처가 있었다고 하네. 어린 딸과 그보다 더 어린 아들도 있었다지.
하지만 그들은 삼십년 전 전란에 휘말려 다 죽었다고 하더군. 장주의 심복인 저 세 마리 개는 그 가족들의 안위에는 아무 관심도 없었던 거야.
이상한 일도 아니지. 예로부터 처자는 의복과도 같고 형제는 수족과도 같으니 의복은 찢어지면 다시 갈아입으면 되지만 수족은 한번 잘리면 다시 생겨나지 않는 법이라고 하지 않은가. 처자식 따위는 다시 얻으면 그만이겠지.』 -P.264
세상은 많은 것들이 변했고, 이제 무협이 그릴 세상도 바뀔거란 생각을 했다.
오다주웠다, 영약. 써서 싫으면 거기 개나 주던지. 툴툴대지만 결국 줄거 다 주는  김첨지처럼 아닌척 관심있게 지켜봐야지.
그러니까 오늘은 엄마 아들들 방을 뒤져봐야겠다. 뭐가 나오려나. 호호호호...(현실누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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