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리나무 할아버지 - 좋은 아이책 고학년을 위한 생각도서관 2
안젤라 나네티 지음, 유혜자 옮김 / 주니어김영사 / 200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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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할아버지 체리나무' (원제를 그대로 번역하자면: '나의 (외)할아버지는 체리나무였다')는 유치원생 토니노가 자기를 진심으로 사랑해주고 그런 감정을 솔직하게 다정한 언어로 표현해주었던 외할머니와 외할아버지와의 소중한 추억을 회상하는 이야기이다.

어린 토니노는 할머니가 하늘나라에 가셨다고 엄마가 말씀하셨는데, 할아버지께서는 어떻게 할머니가 항상 옆에 있다고 말하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다. 그러다가 할머니는 평소에 애완동물처럼 아끼던 거위로 변신했다고 믿게 된다. 할아버지는 무엇이 될 것 같으냐는 질문에 '체리나무요'라고 답하는 토니노. '그럼, 너는?'이라고 5살짜리 어린아이에게 죽음에 대해 생각해보게 하는 삶과 죽음에 대한 교육을 하는 할아버지.... 그런 엄청난 삶의 본질에 관한 질문에 아이는 아무런 두려움이나 망설임 없이 할아버지인 체리나무 곁에 항상 있는 새가 될 것 같다고 대답한다.

그렇게 아름답고 순수한 어린이의 상상력에 독자는 불교의 윤회설도 믿고 싶고, 기독교가 주장하는 내세에 관해서도 생각해보면서 토니노처럼 죽음을 삶의 연장으로 받아들이고 싶어진다. 토니노에게 할머니와 할아버지의 죽음은 커다란 사건으로 기억된다. 할머니는 아프셔서 죽지만, 그래도 할아버지의 정성어린 간호와 사랑을 끝까지 받다가 돌아가신다. 그러나 할아버지는 비참하게 슬픈 말년을 보내신다. 어린 토니노의 눈으로 책을 읽으면 할아버지를 그렇게 불행하게 만든 것은 냉정한 사회와 무관심한 자녀 때문이라고 느끼게 된다.

토니노는 그러나 할아버지와 보낸 아름다웠던 기억들을 다 기억하면서 성장해 나간다. 할아버지가 체리나무에 올라가는 방법을 가르쳐 주었는데, 그 비법을 자기 여동생에게만 나중에 전수(?)... 가르쳐줄 것이라고 다짐한다. 그 대목에서 독자는 할아버지에게서 받은 엄청난 사랑을 그대로 동생에게 전해주려는 토니노의 물보다 진하다는 핏줄로 맺어진 가족애를 슬픔과 감동의 눈물을 흘리며 느낀다.

이 책에 저자 안젤라 나네띠는 이렇게 토니노 가족의 웃음과 슬픔, 그리고 사랑을 통해 우리 모두의 희로애락을 '할아버지 체리나무'에서 선사한다. 할아버지가 지어준 나무의 이름은 'Felice' (펠리체), '행복하다'이다. 할아버지는 사랑하는 어린 손자에게 인생의 모든 경험과 매일 살아 숨쉬는 순간을 '행복하게' 기억하고 사는 방법을 가르쳐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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