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샌프란시스코의 시각장애인 부부가 범선을 타고 세계 일주를 하고 있어 감동을 주고 있다.
'샌프란시스코 크라니클(The San Francisco Chronicle)'지는 "스콧 던칸(38)과 파멜라 하벡(42) 부부가 지난 10일 32피트자리 범선을 타고 더 넓은 세상으로 여행을 떠났다"고 보도했다.
이들 부부는 다행히 약간의 시력이 남아있긴 하지만 사실상 실명에 가까운 상태. 세계일주 계획이 알려진 후부터 '항해 중에 어느 곳을 향하고 있는지 어떻게 알 수 있는지', '사고위험에는 어떻게 대비할 것인지' 우려에 가까운 질문들이 수차례 반복되었다고. 이 부부는 위치를 음성으로 설명해주는 '글로벌 포지셔닝 시스템'과 레이더, 전파 서비스 등을 통해 그들이 가는 길에 어떤 세상이 펼쳐지고 있는지 알 수 있다.
미국 시각장애인 협회의 회장인 칼 아우구스토는 "내가 아는 한 시각장애를 가진 커플이 세계일주에 도전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자랑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 커플이 2년동안 세계를 여행하며 드는 비용은 30만 달러에 이르지만 미국 시각장애인 협회 외에 4군데의 후원업체에서 이 용기 있는 커플의 세상을 향한 도약에 지원을 아끼지 않을 예정이라고.
던칸은 "시각장애 어린이들에게 희망을 주고 싶다. 장애를 가진 어린이들에게 앞이 보이지 않는다면 더 열심히 살아야 한다는 말을 강조하곤 했다"며 "그 아이들에게 얼마나 큰 능력이 잠재되어있는지 알려주고 싶다"고 항해의 목적을 설명했다.
이 커플은 샌프란시스코 내의 '시각장애인들을 위한 ‘샌프란시스코 로즈 레즈닉 라이트하우스'에서 근무해 왔으며 "이번 항해가 장애를 가진 사람들도 건강한 사람들이 하는 모든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세상에 보여줄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고 전했다.
노컷뉴스 전수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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