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즈도감 - 치즈의 모든 것
송소영 옮김, NPO법인 치즈프로페셔널협회 감수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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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언제 치즈를 처음 먹어 보았을까. 아마도 치즈스틱 속이나 피자 위에 뿌려진 쫀득하고 고소한 모짜렐라가 첫경험이었을 듯 하다. 하지만 어째서인지 나는 모짜렐라를 치즈로 보지 않고 그냥 음식의 부산물 정도로만 생각했다. 그래서 크게 존재에 의미를 두지 않았다. 치즈에 관심이 많아진 건 내가 과자와 빵을 만들기 시작한 후 부터다. 치즈는 맛, 향, 질감이 다양하고 훌륭해서 베이킹에 좋은 재료다.
이제껏 내가 먹어 본 치즈를 대충 열거해 보면 모짜렐라(생모짜렐라), 에담, 고다, 체다, 고르곤졸라, 크림치즈, 브라, 에멘탈, 그뤼에르, 리코타, 폰티나, 그라나파다노, 마스카포네, 아페리프네 정도가 있는 듯 하다. 꽤 많은 듯 하나 전 세계의 수많은 치즈의 종류에 비하면 조족지혈이다. 전에 지인 분이 냄새가 무척 괴상하게 꼬릿한 치즈를 권했었는데 선뜻 먹어 볼 용기가 나지 않았다. 아직도 푸른곰팡이 치즈는 망설여진다. 한번 도전해 볼 걸 후회막심이다. 나는 아직도 많은 치즈가 궁금하다. 그리고 치즈가 다른 재료와 요리에 어떻게 맛을 더 할지 설렌다.
도감이라 함은 '그림이나 사진을 모아 실물 대신 볼 수 있도록 엮은 책'을 뜻한다. 치즈도감은 이 사전적 의미에 굉장히 충실했고 내가 정말 찾던 책이라 반가웠다. 책이 처음부터 끝까지 칼라로 인쇄되어 있어 작은 치즈 백과사전을 보는 기분이었다. 본격적으로 들어가기에 앞서 치즈의 정의와 만드는 방법에 따른 종류를 간단한 도표로 알려준다. 복잡하지 않고 한눈에 알 수 있게 되어 있어 참 좋았다.
인간은 발효을 어떻게 알게 되었을까, 어떻게 부패와 한끗 차이인 발효가 이로운 걸 깨달았을까. 나는 인간의 음식의 발전은 발효로부터 시작되었다고 본다. 빵, 김치, 술, 치즈 등 발효음식은 미생물이 만들어낸 아름다움이다.
치즈는 발효와 숙성과정이 있다는 걸 빼고는 우리 두부 만드는 과정하고 얼핏 비슷하다. 식물성이나 동물성 단백질이 산을 만나 응고되어 만들어진다는 점이 흥미롭다. 그리고 숙성하는 건 마치 된장, 고추장과 같다.
책에는 나라별로 나누어 유명한 치즈가 실려있다. 사진과 함께 외관, 맛, 향이
특징적이고도 풍부하게 자세히 실려있다. 또한 즐길 수 있는 계절까지 일러준다. 뿐만 아니라 그 치즈가 태어난 연도나 역사 그리고 어울리는 술 등이 짧게 설명되어 있어 배우는 즐거움이 배가 된다.
두번째 파트에서는 치즈를 즐기기 위해 필요한 도구, 자르고 담는 방법, 먹다 남은 치즈를 보관하는 법, 어울리는 술과 음식재료 등이 자세히 설명 되어 있어 책이 더욱 알차게 다가온다.
맛과 향에 대한 설명이 정말 마음에 와 닿아 이건 어떤 빵과 디저트에 어울릴지 상상하며 읽었다. 아쉬운 점은 상상하던 빵을 실현하고 싶어 몇몇 치즈를 구매하려고 검색해 보았는데 온라인에서조차 구하기 어려웠다. 더군다나 나는 서울에서 먼 지방에 살고 있으니 다양한 치즈를 맛보기가 요원하다. 부디 우리나라에서도 다양한 치즈를 맛볼 수 있는 날이 오길 바란다. 치즈를 정말 좋아하는 분들과 시중에 나와 있는 치즈가 어떤 맛일지 미리 알고 구매하고 싶은 분 들께 강력 추천한다. 정말 괜찮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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