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가 좋아
정지영 지음 / 인사이트북스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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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를 좋아하냐고 묻는다면, 지금 나는 그렇다라고 답할 수 있을까.

사실 나는 김치를 잘 먹지는 않는다.

깍두기를 갓 만든 거나 조금 익힌 게 좋고 총각김치는 만든지 한 열흘된 게 좋다.

방금 만든 배추김치가 좋고 신배추김치는 싫어한다.

하지만 신배추김치로 만든 요리는 좋아한다.

대체적으로 나는 시어버린 김치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배추 김치를 제외하고는 오래 묵혀두면

딱히 할 요리도 떠오르지 않아 처치 곤란일 때가 많다.

우리 집은 부모님이 제주도 분들이라 김치에 젓갈이 많이 들어간다.

예전에는 자리젓을 갈아서 넣은 적도 있다.

그래서 지금 내가 사는 충청도, 청주 분들 입맛에는 영 맞지 않을 수 있다.

제주도에서 태어났지만 청주에서 자란 나는 어릴 적 우리집 김치가 싫었다.

하지만 엄마가 힘들게 만든 걸 아니까, 내가 먹지 않으면 무척 속상할 거란 생각에

먹은 척이라도 해야지 싶어 다 먹은 밥그릇에 김치 한조각을 마구 비벼 고춧가루를 남겼다.

지금 생각해보면 어린아이 눈속임이라 어른은 금방 알아챘을 듯 하다.

그래서인지 엄마가 먹지도 않으면서 김치갖고 장난 친다고 엄청 구박하셨다.

서러운 마음이 들었는지 서른이 넘어선 지금까지도 그 기억이 생생하다.


 


 

지금은 엄마가 만들어준 김치를 무척 좋아한다.

또 김장이라는 게 녹록치 않다는 걸 알기에

김장철이 되면 꼭 내가 쉬는 날 하자고 말은 하는데

직장에서 힘들게 일하는 딸이 주말에 김장까지 하는 게 싫다시며

혼자 그 많은 김치를 담그신고는 며칠을 끙끙 앓으신다.

나는 속상해서 이제는 그만 김치 사먹자고, 툴툴거리는데

엄마는 잠깐 고생하면 일년내내 잘 먹을 수 있다는 대답만 하신다.

그래서 나는 우리 엄마가 만든 김치가 세상에서 제일 맛있다.

 



 

 

고추장, 된장도 가가호호 맛이 다르듯 김치도 그렇다.

집마다 내려오는 비법이 다를 것이다.

비린내를 싫어해서 평소에도 해산물을 잘 먹지 않는

토끼님은 젓갈이 많이 들어간 우리집김치가 입에 잘 맞지 않는 듯 하다.

우리 엄마한테 그리 말했더니 코웃음을 치면서

'충청도 촌놈이라 그렇지, 뭐'라고 하셨다.

그러면 나는 후에 우리 입맛에 맞게 김장을 따로 해야 하나 은근 걱정이 든다.

(토끼님네 김치는 맛있지만 나는 우리 엄마 김치가 더 맛있다)

우리 집은 주로 배추김치만 만드는데 나는 고들빼기나 갓김치를 좋아해서

누군가에게 꼭 어떻게 만드는 지 배우고 싶었는데 기회를 만나기 쉽지 않았다.
김치에 관한 책이 있을거라 생각치 못한 가운데 만난 책, '김치가 좋아'

무려 30가지 김치와 59가지의 김치요리가 실려있다.


 




기본적이 배추김치를 필두로 그동안 궁금했던 갓김치, 고들빼기, 부추김치, 깍두기, 오이김치 등등등.

자세한 설명과 팁들이 가득 차있다.

나같은 김장 초보들에게는 더할나위 없이 좋은 책이다.

이런 기본 레시피가 있다면 여기에 집에서 내려오는 비법을 덧붙여

나만의 레시피를 만드는 재미도 쏠쏠하겠다.

김장에서 제일 힘든 부분은 배추 절이기인데

조금씩 만들수 있는 레시피라서 부담도 덜하다. 

 


 

책에 이렇게 아이들을 위한 김치요리가 담겨 있다.

아가 입맛이 토끼님에게도 좋을 듯해서 유심히 보고 있다. 

 





보아하니 다 애들이 좋아할 요리들이다.

요즘 아이들이 내가 어릴 때보다 김치를 더 못 먹지 않을까 싶은데

이런 요리 해주면 김치 뿐 아니라 다양한 영양소를 섭취할 수 있어 건강에도 좋을 듯 하다.



 

김치만 있으면 만들 수 있는 간단한 요리라서

김치 치즈 볶음밥을 해먹어보았다.






 

아이들 요리 뿐 아니라 어른 들을 위한 요리도 실려있다.

눈에 익은 요리도 있고 생소하고 예쁜 요리도 많다.
 



 

김치로 만드는 주전부리하면 김치전이 떠오르는데

나의 좁은 식견을 비웃기라도 하는듯

김치로 만든 다양한 간식이 실려있다.

김치를 잘 못 담그거나, 다양한 김치 레시피가 궁금하거나

아이가 김치를 잘 먹지 않아 걱정인 분들께 적극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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