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어바웃 치즈 - 10가지 대표 치즈로 알아보는 치즈의 모든 것
무라세 미유키 지음, 구혜영 옮김 / 예문사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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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에 취미를 붙이기 전에는 치즈는 몇종류 없는 줄만 있는 줄 알았다. 피자를 처음 먹어본 날 피자치즈 역시 처음 맛보았는데 쭈우욱 늘어나는 모양새와 쫄깃함 식감, 짭잘하면서도 고소한 맛에 신세계를 경험한 듯 했다. 뿌려서 곁들이는 파마산 치즈가루도 별미였다. 이후 세번째로 접해본 건 색이 무척 진했던 슬라이스 치즈 였다. 분식 집에서 뜨거운 라볶이나 라면에 올려주면 살짝 비벼서 먹곤 했다. 베이킹과 요리를 시작한 후로는 정말 다양한 치즈를 접하고 맛보게 되면서 치즈는 우리네 김치만큼 정말 다양한 종류가 있다는 걸 배우게 됐다.

  베이킹에서 제일 많이 쓰이는 건 크림치즈인데 치즈케이크나 쿠키 등 두루두루 다 들어간다. 크림치즈의 고급버전이라고 생각하는 마스카포네는 비싼 만큼 진한 맛과 부드러움이 좋아 티라미수에 많이 쓰인다. 어느 카페에서 인기를 끌던 메뉴에 리코타 치즈 샐러드가 있었는데 리코타 치즈는 집에서도 쉽게 만들수 있고 고소하고 부드러워 샐러드에 잘 어울린다. 샐러드에 올려 곁들인 바게트에 발라 발사믹을 뿌린 채소와 같이 먹으면 새콤하고 깔끔한 맛이 인상적이다. 고르곤졸라는 많이 먹으면 짠 맛이 강하고 큼큼한 냄새가 심할 수 있는데 모짜렐라 치즈와 함께 소량 써서 피자를 구워 꿀을 찍어먹으면 여자들이 좋아하는 고르곤졸라피자가 된다.  생모짜렐라 치즈는 토마토와 잘 어울려서 카프레제를 해 먹으면 새콤고소하다.

  올어바웃치즈에서 페코리노 로마노, 로크포트, 콩테, 브리 드 모, 모차렐라, 에멘탈, 파르미지아노 레지아노, 샤비놀, 에프와스, 체더 이렇게 10개의 대표 치즈를 통해서 치즈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준다. 치즈는 크게 자연치즈와 가공치즈로 분류하는데 자연치즈는 말 그대로 자연적으로 발효, 숙성시킨 치즈이고 가공치즈는 하나 이상의 자연치즈를 가열하고 섞어서 새롭게 만든 치즈를 이른다. 책에 나오는 치즈는 모두 자연치즈로 프랑스 분류를 기초로 해서 프레시치즈, 흰곰팡이 치즈, 푸른곰팡이 치즈, 셰브르 치즈, 워시치즈, 비가열압착 치즈, 가열압착 치즈 이렇게 일곱가지로 나뉜다. 만드는 방식이나 재료의 차이 그리고 어떤 곰팡이를 쓰느냐에 따른 구분이다. 각각의 치즈는 특징적인 모양과 향을 갖게 된다. 열가지 치즈로 챕터가 나뉘어져 있고 어떤 재료로 어떻게 만드는 지, 특징과 치즈의 역사, 치즈로 만들 수 있는 요리가 정말 자세하게 나와 있다. 마치 치즈 전문 서적같다. 읽으면서 좀 생소해서 그런지 어려운 부분도 있었지만 읽기 힘들지는 않았다. 치즈는 우리네 김치나 장과 같다. 집에서 만든다면 집에 있는 곰팡이, 환경, 재료에 따라 천양각색 다른 맛이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나는 천연발효빵에 관심이 많은데 천연발효빵에 빠져서는 안될 발효종도 집의 환경에 따라 맛과 향이 달라진다고 한다. 이건 무척 구분하기가 어렵기는 한데 어찌되었던 보이지 않은 균으로 음식을 아주 천천히 만든다는 점은 인내심을 요하지만 참으로 매력적이다.

  사실 나는 책에 나오는 치즈의 반정도 밖에 먹어보지 못했다. 아무래도 치즈가 우리나라에 들어온지 얼마되지 않아고 특히 내가 사는 곳은 지방이라 특색있는 치즈는 구하기가 어렵다. 그래도 온라인에서 구할 수 있겠지만 하는 요리가 한정적이라 썼던 치즈를 계속 구매하게 된다. 지인 중에 와인을 좋아하는 분이 계신데 가끔 놀러가면 정말 듣도보도 못한 치즈를 내어주신다. 저번에는 말린 동태냄새가 나는 짠맛이 강한 치즈를 맛보았다. 입에 익숙하지 않아서인지 먹기가 참 곤란했지만 이렇게 혀의 돌기는 깜짝 놀라게 자극하는 생소한 맛은 인생의 큰 즐거움이다. 익숙한 맛만 즐기기에는 세상에 먹어보지 못한 맛있는 음식이 정말 많다. 책을 읽으면서 다양한 치즈를 책에서 권하는 와인과 함께 먹고 싶었다. 이런 맛과 질감의 치즈는 내가 아는 요리 중에 어떤 것과 어울리까 상상하면서 읽기도 했다. 책에서 설명해주는 요리가 어떨 지도 궁금한데 레시피를 따로 자세히 설명해주면 좋았을텐데, 아쉽기도 했지만 치즈에 관해 이렇게 자세히 서술해주는 책이 드물기에 과한 욕심이라고 마음을 고쳐먹었다. 치즈에 관해 알찬 정보 가득하기에 치즈에 관심이 많은 분은 꼭 읽어보시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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