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수 상자의 비밀 - 수학적 오개념을 바로잡는 환상 속 모험 2 꿈꾸는 책꽂이 7
박현정 지음, 오윤화 그림 / 파란자전거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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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상과는 조금 다른 책이었다. 사실 나는 성인을 위한, 그러니까 생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수학적 오류를 예시와 함께 상세하게 풀어주는 책일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 책은 해리포터처럼 모험을 통해 큰 위기를 헤쳐 나가는 네 명의 어린친구들의 이야기다. 초등학교 고학년이나 중학생들이 재미있게 읽을 수 있겠다.  

  나는 수학을 싫어했다. 처음부터 싫었던 영어처럼 애초에 싫었던 건 아니었다. 중학교 때 수학선생님이 학년주임이었는데 시시껄렁한 작은 문제도 그냥 지나치는 법이 없이 아이들을 들들 볶았다. 그 선생님이 너무 싫어서 그 과목마저 싫어졌다. 사춘기 때 반발심이 컸던 나는 수학에 손을 놓았다. 그러다 고등학교에 올라와서 수학 첫 시간에 선생님이 학생들에게 물었다. 1 더하기 1은 왜 2일까. 아무도 대답을 못했다. 선생님이 나를 지목하셨다. 나는 그렇게 '약속'되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선생님이 웃으시며 그게 바로 정의라고 말씀하셨다. 기분이 으쓱했다. 그래서 열심히 공부하기 시작했다. 나는 갈대 같은 학생. 선생님의 호불호로 성적이 들쑥날쑥했다. 하지만 워낙 바탕이 없던 지라 내신은 그럭저럭 점수가 나왔지만 기초가 튼튼해야하는 수능에서는 처참했던 기억이 난다.

  어떤 사람들은 계산만 할 줄 알면 되지 수학이 사는데 필요 없다고 한다. 큰 오산이다. 수학은 모든 학문의 기초가 된다. 우리가 입고 있는 옷, 살고 있는 건물 등등 수많은 것들은 수학이 기초가 되었다. 요즘 사람들은 돈이 되지 않는다며 순수학문을 도외시한다. 서글픈 이야기다. 실용학문의 뿌리는 순수학문이다. 순수학문이 탄탄해야 우리가 사는 삶이 더 나아질 수 있다는 걸 모른다. 또한 순수학문은 서로 연결되어 있다. 대학에 중요시 되는 논술은 철학에서 나왔고 철학은 수학과 연관되어 서로를 채워주고 지지해준다. 학교 과목이 아닌 수학은 어떻게, 왜라는 호기심을 자극해서 흥미로웠다. 문제를 푸는 과정이 신이 날 정도로 재밌어 답이 자주 틀려도 다섯줄이 넘어가는 문제를 몇 시간씩 파고들었던 게 생각난다. 머리가 굳을까봐 가끔 지금이라도 '수학의 정석'을 사서 풀어볼까, 지금 푼다면 예전 보다는 더 많이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유리수 상자의 비밀은 '0의 비밀의 화원'의 연작이다. 전편을 보지 않아도 수월히 읽을 수 있다. 하지만 읽는 내내 '0의 비밀의 화원' 내용도 궁금했었다. 솝, 승, 류, 토파즈는 악령 세트의 음모를 깨고 메타중학교를 지킬 수 있었을까. 책의 인물들의 대화에 나오는 수학의 개념과 정의의 주석이 따로 달려있어 다시 한번 정리하고 이해하는데 도움이 컸다. 중간 중간 나오는 신화와 음악 그리고 수수께끼가 호기심을 자극했다. 관련된 신화와 음악도 같이 찾아보면서 아이들과 좋은 독서를 같이 할 수 있겠다. 아이들과 함께 환상의 수학모험을 떠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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