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걱정이 많아요. 일어날 수 있는 최악의 상황을 미리 염두에 둬서 걱정은 점점 커져요. 일어나지 않을 일들로 미간에 주름이 잡히기도 하죠. 사는 내내 걱정에 짓눌려 너무 피곤했어요. 걱정하기 싫어도 그러지 못하는 내가 못마땅했어요. 그래서 딸아이가 마냥 낙천적이고 긍정적인 신랑을 닮길 바랐답니다. 다행히도 아이가 아직은 나의 그런 점을 본받지 않은 듯해요. 꼬마 기사는 걱정 괴물을 무슨 일로 만났고 마주했을 때 무섭지 않았을까 궁금했어요. 주인공은 남자아이일 거라 지레짐작했던 것과는 다르게 기사이자 공주랍니다. 기사는 남자일 거라는 나의 편견이 부끄러워졌어요. 어쨌든 꼬마 기사는 제일 친한 친구인 곰돌이 인형과 신나는 모험을 떠나고 싶지만 조신하게 공주가 되는 수업을 듣길 바라는 부모님에게 자신이 진정 바라는 모습을 말할 용기가 없어요. 그래서 걱정에 점점 쌓여갔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꼬마 기사의 눈에만 보이는 커다랗고 새까만 괴물이 나타나요. 꼬마 기사는 이 괴물을 물리치는 방법을 찾기 위해 곰돌이 인형과 함께 모험을 떠나요. 도서관의 지혜로운 부엉이, 숲을 지키는 위대한 곰, 모든 영혼을 아는 나방여왕을 만나지만 답을 찾지 못해요. 마지막으로 세상의 모든 비밀을 아는 용을 만나 들은 조언은 ‘너의 마음을 들여다보렴’ 이었답니다. 과연 꼬마 기사는 괴물의 정체를 깨닫고 용감하게 맞설 수 있을까요? 딸이 책의 모든 걸 이해하기에는 아직 어린 듯해요. 사는 동안 스스로 만든 실타래처럼 엉켜있는 걱정들이 종국에는 딸아이를 괴롭힐 때도 있겠지만 마주하고 하나하나 풀 용기와 지혜를 가르치고 싶어요. 비록 아직 저도 갖고 있지 못한 덕목이지만요. 읽으면서 두려움을 먹고 자라기에 무서워하지 않으면 점점 작아져 사라지는 요괴, 어둑시니도 떠오르더라고요. 걱정도 그런 게 아닐까 싶어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