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부터 딸아이가 손톱을 물어뜯는 거예요. 피가 나서 아프다고 할 정도로 심해서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었어요. 어렸을 때 장녀인 저와 장손인 남동생 사이에 낀 여동생이 손톱을 물어뜯었는데 그때마다 엄마가 애정결핍이라고 한탄하시는 걸 듣고 자라서인지 딸아이가 애정이 부족하다고 느끼는 건가, 많이 심란했어요. 여전히 신랑은 그러다 말 거라고 속 편한 소리만 하죠. 그 말이 맞는 건 알지만서도 저의 불안에 조금은 맞장구쳐주며 공감해 주면 위안이 될 텐데 말이에요.밴드를 붙여주며 손톱을 뜯으면 안 되는 이유에 대해 딸에게 일장연설을 늘여놓았지만 오도독오도독 소리와 식감이 좋은지 잘 고쳐지지 않더라고요. 그러던 차에 이 그림책을 보았는데 정말 반가웠어요. _ 책의 주인공인 수아는 손톱을 물어뜯어요. 수아와 엄마의 대화를 엿듣던 꼬마유령은 손톱의 맛이 궁금해 수아의 몸으로 들어가요. 하지만 이미 짧아진 수아의 손톱에 엄마의 몸으로 옮겨서 손톱을 물어뜯어요. 손톱을 잘근잘근 씹으며 기괴해진 엄마의 모습에 수이는 몹시 깜짝 놀란답니다. 더 이상 뜯을 손톱이 없어지자 꼬마 유령은 여기저기 사람들의 몸을 옮겨 타며 손톱을 먹어요. 이야기에 들어가기에 앞서 손톱을 어떻게 잘라야 아프지 않은지도 가르쳐줘요. 저는 손톱은 둥글게 발톱은 네모나게 잘라야 한다고 알고 있었는데 틀려서 깜짝 놀랐답니다. 엄마가 손톱을 잘근잘근 씹어먹으며 이히히 웃는 장면에서 제가 생각해도 조금 섬뜩한 목소리로 했더니 딸아이가 많이 무서워했어요;; _ 어쨌든 이 책 덕분인지는 모르겠지만 딸은 지금은 손톱을 전혀 뜯지 않는답니다. 표지띠의 문구를 보니 ‘좋은 습관 기르기’ 시리즈로 차차 다른 주제로 출간될 건가 봐요. 재밌고 유익해서 다른 책들도 읽어보고 싶어져요. 아이가 자라는 동안에 작은 변화에도 엄마의 신경은 곤두서잖아요. 나쁜 습관이라 고쳐주고 싶은데 혼을 내면 오히려 역효과를 낼 것 같아 전전긍긍할 때가 종종 있는데 이런 책을 통해서 교정해 주면 좋을 듯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