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자수 원데이 클래스 - 시간순삭 원데이 클래스 시간순삭 원데이 클래스 4
김주연 지음 / 길벗 / 2022년 3월
평점 :
절판


호기심이 많은 나는 등산, 독서, 베이킹, 뜨개질, 자수, 요리, 그림 등등 무척 다양한 취미를 가졌었다. 하지만 지금은 결혼, 출산, 육아를 거치면서 걷기, 독서, 베이킹, 뜨개질 이렇게 정말 좋아하는 것들만 남았다. 하루를 쪼개서 남는 자투리 시간에 틈틈이 할 수밖에 없는 처지라 매일이 부산스럽다. 그럼에도 뒤돌아보면 다시 시작하고 싶은 취미가 있는데 바로 ‘자수’다. 지금은 어떨는지 모르지만 나의 학창 시절에는 ‘가정’이라는 수업이 있었다. 이 수업에서 동양자수와 서양자수를 처음 배웠다. 그때 나는 실로 그림을 수놓는 매력에 빠져 버렸다. 손끝 하나에 문양의 완성도가 달라지는 섬세함은 덜렁거리고 급한 성격의 나를 차분하게 만들어 주는 듯했다. 시간이 흘러 이십 대 때 십자수라 한창 유행하기도 했지만 나는 왜인지 한국이나 프랑스 자수가 더 매혹적이었다. 한때 꾸준히 했던 자수에 미련을 버리지 못해 십여 년이 지난 지금도 그때의 반짇고리 함을 소중히 간직하고 있다. 다시 시작하고 싶은 바람이 마음을 간지럽힐 때 만난 ‘프랑스 자수 원데이 클래스’를 소개하고자 한다.
_
이 책을 처음 받았을 때 생각보다 두께가 있어 깜짝 놀랐다. 그리고 꽉 채워진 내용에 두 번 놀랐다. 원데이 클래스라고 하기에는 너무나도 꼼꼼하고 세심하게 가르쳐 주고 있어 이 책 한 권만 마스터 한다면 웬만한 자수는 다 섭렵할 수 있을 듯하다. 동영상이 귀해서 CD가 들어있으면 좋아했을 예전과 다르게 요즘은 QR코드로 손쉽게 동영상을 재생할 수 있는데 책에 QR코드가 실려 있어 책을 보고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은 영상으로 확인할 수 있다. 클래스에 들어가기 앞서 도안 옮기는 법, 수틀 사용하는 법, 실과 바늘을 다루는 법, 시작과 마무리를 하는 법 등 초보자들이 궁금해하는 자수의 기본을 before class를 통해서 설명해 준다. 또한 실과 스티치를 읽은 법도 가르쳐 주는데 내가 뜨개와 자수를 조금 해 본 경험으로는 이 과정이 제일 중요한 듯하다. 뜨개를 책으로만 접하고 공부한 나는 도안 읽기가 제일 어렵더라. 도안을 잘못 이해하면 완성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아우트라인 필링, 체인, 휘프트 체인, 백 스티치드 체인, 레이지 데이지 등등 33가지의 스티치를 하는 법이 사진으로 상세하게 실려 있다. 그뿐 아니라 동영상 QR코드까지 있어 꽤 도움을 얻을 듯하다. 이 과정에서 소소한 팁을 통해 스티치를 더욱 예쁘게 하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실의 감는 횟수에 따른 크기 차이나 곡선 만들기 등등도 알려주어 저자와 편집부가 초보자를 위해 얼마나 마음을 썼는지 가늠할 수 있다. 책의 맨 앞장에 인스턴트식품 같은 책보다는 오래 익힌 술이나 장맛이 밴 책을 만들고 싶다는 다짐이 무엇인지 조금은 와닿았다.
_
책갈피, 와펜, 쿠션, 가랜드 등등의 무척 귀여운 소품이 23개와 마지막 장에는 도안집이 실려있다. 개중 부담스럽지 않은 스케일을 선택해서 천천히 시작해 보려고 한다. 연습한 후에 유치원에 다니는 딸아이의 옷과 모자 등에 나만의 시그니처를 새겨 놓아야지. 요즘처럼 바깥으로 나다닐 수 없는 시대에 집안에서나마 손으로 사부작거리는 게 얼마나 마음의 위안이 되는지 모르겠다. 마지막으로 저자의 유튜브 채널도 꽤 유명하다고 해서 구독할 참이다. 유튜브를 통해 무언가를 배우는 것이 한층 손쉬운 세상이지만 나는 내 손때가 묻은 책으로 천천히 나아가는 게 즐거운 사람이라 성실하고 꽉 찬 이 책이 더욱 반갑다. 길벗이라는 출판사 이름처럼 인생이라는 긴 길에서 벗이 될 수 있는 책을 정성껏 소개받았다. 프랑스 자수를 처음 시작하거나 자수에 관심이 많은 분들께 적극 추천한다.
_______________________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