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TISSERIE: The Basics 파티스리: 더 베이직 - 제과에 관한 기본 이론과 과학적 접근 Chef Eric's Patisserie Series 1
김동석 지음 / 더테이블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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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청포도 타르트를 만드는 데 바바로아 또는 바바루아라고 부르는 크림이 들어갔다. 홈베이킹을 오래 했는데도 생소한 크림이었다. 책에는 과정이 자세히 나오지 않아 검색을 했는데도 별 소득이 없었다. 아직도 모르는 부분이 있다는 건 앞으로 그만큼 배울 수 있어 재밌을 거라는 기대감과 그동안 공부를 게을리한 건 아닌가라는 죄책감을 동시에 안겨준다. 그러던 중에 이 책이 출간될 거라는 소식을 보고 얼마나 읽고 싶었던지. 나는 거의 책으로만 베이킹을 공부하고 있어 기본서에 항상 목말라 있는데 요즘 우리나라에서 이런 책들이 많이 나와 무척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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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펀지케이크, 버터케이크, 파트(타르트 반죽 등), 크림, 가나슈, 머랭, 설탕, 증점제와 안정제, 글레이즈 이렇게 모두 아홉 개의 파트로 나뉜다. 스펀지케이크에서는 제누아즈, 롤케이크(공립법, 별립법, 호화, 화이트시트), 조콩드, 글루텐 프리 스펀지케이크, 다쿠아즈를 다룬다. 롤케이크를 자주 만드는데 여러 기법과 다양한 시트를 만드는 법이 실려 있어 반가웠다. 버터 케이크에는 파운드케이크(공립법, 별립법, 플라워배터법, 올인원법), 머핀(오일, 버터 등), 브라우니, 피낭시에, 마들렌, 갸토 오 쇼콜라가 실려 있다. 타르트 반죽을 다룬 파트에서는 사블레, 브리제 등의 기법을 알려준다. 타르트 반죽뿐 아니라 쿠키를 만들 때도 유용하기에 기본기를 알고 싶은 분들이 읽으면 좋겠다. 제과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머랭에서는 프렌치 머랭, 이탈리안 머랭, 스위스 머랭, 알부민 머랭, 감자 휩 머랭이 실려 있다. 알부민 머랭은 흰자와 알부민 파우더를 섞어서 만드는 머랭이고 감자 휩 머랭은 감자 단백질을 추출해 만든 것으로 비건 디저트에 활용할 수 있다고 한다. 전체 공정을 단순화 한 아이콘으로 간결하게 보여 준다. 어느 부분을 놓치면 안 되는지 포인트로 짚어주고 배합률이 나와 있어 레시피를 가감하기 좋다. 과정이 사진으로 자세히 나오고 달걀이나 녹인 버터 등의 액체 재료 온도가 나와 있어 참고하기 좋다. 또한 스탠드 믹서 사용 시 어떤 도구를 써야 하는지도 나와 있어 헷갈려 하는 분들이 있다면 도움이 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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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얼 만들까 고민하다가 갸토 오 쇼콜라를 만들었다. 사진에서는 무척 찐득한 초콜릿 무스 같이 나왔는데 내가 만든 건 색이 좀 밝다. 책에서는 두 가지 커버춰를 썼는데 나는 한 가지, 그것도 책보다는 함량이 조금 낮은 걸 썼더니 그런 것 같다. 기본 레시피는 양이 많아 반으로 줄여 만들었다. 12cm 원형 틀 두 개, 290그램씩 패닝했다. 사용된 틀의 크기가 뒷장이 아니라 레시피 옆에 쓰여 있으면 더 좋았을 성싶다. 갸토 오 쇼콜라는 잘못 만들면 풀썩 주저앉기도 하는데 레시피대로 구우니 윗면이 거의 평평하게 나왔다. 좀 더 식힌 다음에 유산지를 벗겼어야 했는데 급한 성미에 그냥 떼었더니 매끈하지가 않아서 아쉽다. 그래도 눅진하게 달콤한 케이크가 맛있게 완성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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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림에서는 파티시에르, 디플로마트, 시부스트, 무슬림, 다망드, 앙글레이즈, 가나슈 크레뫼, 바바루아, 파트 아 봄브, 샹티이, 가나슈 몽테 등등 제과에서 두루 쓰이는 크림들을 자세히 가르쳐 준다. 이 장을 마스터하면 제과에서 쓰이는 웬만한 크림은 무난히 만들 수 있을 듯하다. 나는 글레이즈를 배운 적이 없어서 너무나 어려운데 글레이즈가 따로 파트에 실려 자세히 설명되어 있어 좋았다. 솔직히 너무 마음에 들어 나만 알고 싶을 정도다. 또한 젤라틴, 펙틴 등 제과에 많이 쓰이는 증점제와 안정제의 설명도 다른 책에서는 볼 수 없게 무척 상세하다. 정말 공을 들여 만든 책이다. 이런 이론서는 예전에는 일본에서 온 번역서에 의지했던 시절이 있었는데 우리나라에서도 번듯하게 나와 참 자랑스럽다. 제과를 공부하는 모든 분들께 꼭 읽어 보시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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