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소수민족 이야기 세트 - 전6권 - 꼬마 우편배달부 / 독수리 조련사 마이라 / 겨울 목장의 노래 / 바투르와 망아지 / 할아버지의 호수 / 나는 춤추는 두루미랍니다
바오둥니 지음, 김선자 감수 / 엔씨소프트(Ncsoft) / 2022년 1월
평점 :
일시품절


중국에 매우 다양한 소수민족들이 있다고 알고 있었지만 무려 55개나 되는 줄은 몰랐다. 찾아보니 중국 전체 인구의 10% 정도가 소수민족이라고 한다. 중국이 이들에게 일방적인 동화를 요구하며 탄압하고 있다고 알고 있는데 지금은 처지가 어떠할지 궁금해진다. 홍콩 시위를 떠올리며 소수민족들도 같은 사정이 아닐까 걱정스럽기도 하다. 책 소개에 소수민족들은 산악이나 고원지대 등의 험난한 환경에서 절대 자연을 파괴하지 않고 조화를 이루며 살고 있다고 쓰여 있는데 그게 과연 그들의 선택인지 아니면 그렇게 내몰린 건지 혼란스럽다. 누구도 과거에 머물고 싶지는 않을 테다. 발전과 개발을 원하지만 이념적인 이유로 포기하고 있는 건 아닌가 싶기도 하다. 때문에 나는 중국 작가가 소수민족 이야기를 그리는 게 자가당착이 아닌가 마음속으로 살짝 갸우뚱거린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이 이야기를 쓴 바오둥니 작가가 어떤 정치적 견해를 밝혔는지 궁금해서 검색해 보았으나 나오지 않더라. 아마도 이런 이슈에 폐쇄적인 중국 상황 때문이 아닐까 싶다. 어쨌든 이런 멋진 이야기를 쓴다는 건 소수민족의 얼을 이렇게나마 남기고 싶다는 의지의 표명일 테니 마음이 조금 가벼워지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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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모두 여섯 권으로 되어 있다. 모든 이야기의 삽화가 정말 멋있다. 딸아이는 개중 ‘나는 춤추는 두루미랍니다’를 가장 좋아한다. 들을 수 없는 소녀가 상처 입은 두루미를 구해주고 가족이 된다. 그 과정에서 두루미의  날갯짓을 보며 함께 춤을 추다 이야기의 끝에는 두루미 춤을 추는 무용수가 된다. 딸아이는 소녀가 사뿐거리며 춤을 추는 모습이 공주님 같아 예쁘다고 한다. 발레를 배우려고 했는데 코로나가 심해지면서 잠시 미뤘는데 어서 배우러 가야겠다. 언니는 왜 배에서 사냐고, 왜 배가 집이냐고 궁금해해서 알아들을 수 있게 설명해 줬는데 마음에 닿았는지 모르겠다. 다음으로 좋아하는 책은 ‘꼬마 우편배달부’ 다. 자전거를 타다가 발을 다친 아버지를 대신해 우편물 배달에 나선 소년의 이야기다. 소년이 방문한 마을 사람마다 아버지의 회복을 빌며 소년에게 선물을 주는 모습이 무척 정겹다. 딸아이는 아빠는 자전거를 탔는데 오빠는 왜 나귀를 타고 다니는지를 궁금해했다. 나는 미처 생각하지 못한 부분이라 깜짝 놀랐다. 내가 인상 깊게 읽은 책은 ‘독수리 조련사 마이라’다. 독수리를 조련하는 마이라는 민족의 오랜 전통에 따라 친구가 된 검독수리를 8년이 지났을 때 자유롭게 놓아 준다. 또한 자신도 할아버지의 곁을 떠나 더 넓은 세상으로 떠난다. 곁에 묶어두지 말고 자유롭게 날아가도록 해 주는 것이 진정한 사랑임을 이야기하고 있다. 읽으며 딸아이가 내 곁을 떠날 그 언젠가를 상상해 보았다. 과연 나는 놓아 줄 수 있을까. 솔직히 지금은 자신이 없어 마음을 다잡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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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런 짧은 이야기로 그 민족을 다 알 수는 없다. 하지만 어릴 때부터 조금씩이나마 다른 나라, 민족, 전통을 접해야 세상을 좀 더 이해할 수 있을 듯하다. 비단 이 책들은 소수의 문화만을 이야기하고 있지 않다. 궁극적으로 사람이 자연과 어떻게 교감하며 어떤 마음으로 살아가야 하는지를 가르쳐 준다. 그 보편성이 먼 나라에 있는 우리들의 마음에도 와닿는 게 아닐까 싶다. 마지막으로 삽화와 이야기가 정말 멋져서 하드커버로 나왔으면 소장가치가 더 있었을 텐데라는 아쉬움이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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