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어른이 되겠지 국악 동요 그림책
류형선 지음, 채상우 그림 / 풀빛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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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아이가 내년에 다섯 살이 되는데 몇 개월 전부터 부쩍 언니가 되고 싶다고, 키가 쑥쑥 크고 싶다고 노래를 부른다. 남의 아이는 빨리 크고 내 아이는 더디 자란다고들 하던데 우리 딸은 왜 이렇게 눈에 띄게 자라는지 한 팔로 안던 작은아기가 어느새 커서 두 팔로도 버겁다. 그래서 아이의 어린 시간들이 아쉽고 귀하다. 어릴 적을 돌이켜보면 나 역시 당장 어른이 되고 싶었다. 굽이져 있는 삶의 당연함을 모른 채. 딸아이도 그런 길을 걸을 걸 생각하면 애잔하면서도 어떻게든 도움이 되는 엄마로 나 또한 자라나기로 마음속으로 다짐한다.
알을 깨고 태어난 새는 자라 하늘을 난다. 어린 코끼리는 아빠처럼 듬직하게 자라고 싶어 한다. 작은 씨앗은 커다란 나무가, 물방울은 바다가 되며 애벌레는 나비로 변태한다. 책은 이런 자연의 이치를 다채롭고 풍성한 색감의 그림으로 표현하고 있다. 작은 생명인 내가 자라서 어른이 될 수 있도록 엄마 아빠가 품어주고 손잡아 줄거란 노랫말에 목이 멘다. 우리 부부가 딸에게 그런 따스한 기억이면 좋겠다는 바람이 커진다. 딸이 나와 같은 어른이 되고 싶어 한다면 그 자체가 나의 삶의 의미가 아닐까 생각한다. 나는 매우 불안하고 불완전한 인간이기에 아마도 딸은 나처럼 크고 싶어 하지 않을 거라는 서글픈 예단이 들지만 책의 노랫말처럼 아이의 믿음에 꼭 답해주려 노력해야겠다.
국악동요 ‘모두 제자리’는 무척 짓궂으면서 경쾌한데 비해 ‘나도 어른이되겠지’는 잔약하고 애틋하다. 완전히 대비되는 동요를 듣고 부르며 딸아이가 재밌어 해서 같이 부르며 흐뭇했다. 이 국악동요 그림책 시리즈는 특색 있는 그림체를 보고 아름다운 노랫말의 음악까지 들을 수 있어 눈과 귀가 즐겁다. 전권을 소장하고픈 욕심이 든다. 계속해서 값진 이 시리즈가 계속되었으면 좋겠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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