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아, 성교육하자 with 라온북

딸아 성교육 하자 - 건강한 성 관점을 가진 딸로 키우는 55가지 성교육법 ㅣ 성교육 하자
김민영 지음 / 라온북 / 2021년 6월

내 어릴 적과는 비교할 수 없게 세상은 너무 빠르게 돌아간다. 그때도 어른들은 변화하는 세상에 적응하기 힘들다고 투덜댔는데 지금의 내가 그렇다. 양지의 세상이 커지면서 음지의 것도 빠르게 넓어져 간다. 내가 가늠치 못한 세상에서 나는 우리 아이가 스스로를 지킬 수 있게 가르쳐야만 한다. 앎이 창끝과도 같은 현세지옥에서 방패막이가 되어줄 테다. 며칠 전 첫 성교육 책을 읽었다. 첫 성교육용으로는 좋았지만 남자아이와 여자아이의 내용이 같이 들어있어 짧고 심도 있지 않은 게 내심 아쉬웠다. 그러던 차에 제목부터 나를 잡아끄는 책을 만나게 되었다. ‘딸아, 성교육하자.’ 봄아, 우리 같이 성에 대해 공부해볼까? 어린이집에서 성교육인지 안전교육인지 한다고 안내장에서 얼핏 보았던 듯한데 그래서인지 요즘 봄이가 부쩍 ‘안돼요!! 싫어요!! 도와주세요!!’를 외치고 다닌다. 본인이 하기 싫은 일을 엄마가 시키면 한다는 게 부작용이라면 부작용이라고나 할까. 어쨌든 슬슬 성에 대해 가르쳐야겠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나는 그 어떤 교육보다 성교육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다. 성교육의 목표는 비단 성교, 임신, 출산뿐 아니라 자신의 몸에 대해 이해하고 존중하고 아끼는 데 있으며 나아가 이는 삶과 타인에 대한 태도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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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책에 본격적으로 들어가기에 앞서 성지식 체크리스트가 실려있다. 내 점수를 밝히자니 너무나 처참해서 순간 말문이 턱 막힌다. 공부를 더욱 열심히 해야겠다고 다짐을 하는 순간이다. 책은 건강한 성 관점을 가진 딸로 키우는 55가지 성교육 법이 실려있다. 일단 책장을 몇 장 넘겼을 때 책의 내용이 내가 평소 갖고 있던 신념과 같아서 더욱더 몰입할 수 있었다. 저자는 성교육 선생님으로 가장 적임자는 양육자임을 강조한다. 때문에 양육자의 태도와 말부터 점검해야 한다고 말한다. 어린이집에서 음순을 소중이라고 가르치는지 봄이가 그렇게 말하고 있는데 이제껏 읽은 두권의 책 모두는 ‘음순’이나 ‘생식기’라고 정확히 가르쳐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그래서 요즘 목욕 놀이를 할때 일부러 말해주곤 하는데 개방된 성교육을 받지 못한 구세대라서인지 ‘음순’이라는 단어를 혀끝에 올리기가 머쓱해진다. 하지만 나의 이런 태도가 혹여 봄이에게 악영향을 줄까 걱정이 들어 마음을 다잡아 본다. 봄이가 주체적으로 자라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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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1장은 성교육의 시기, 성교육 선생님으로서 양육자의 태도, 디지털 성범죄로부터 우리 아이를 지키는 방법 등을 가르쳐준다. 2, 3장은 ‘아이가 부부관계를 목격했어요.’, ‘초경 파티가 좋은 건가요.’ 등등 일상생활에서 맞닥뜨리게 되는 성에 관련된 난감한 상황에 떠올릴 수 있는 질문이나 궁금증에 대한 답을 상세히 가르쳐 준다. 4장은 ‘아이가 SNS에서 남자와 성적인 농담을 주고받았어요.’, ‘아이의 알몸 사진이 인터넷에 돌아다닙니다.’ 등등 누구나 피해자나 가해자가 될 수 있는 성폭력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알려 준다. 5장에서는 ‘키스로도 성병에 걸릴 수 있나요?’, ‘친구가 낯선 어른과 성관계를 하는데 어떡하죠?’등등 딸이 궁금해 할 수 있는 성 궁금증 12가지에 대한 답이 실려 있다. 이 한 권이면 성교육에 대한 웬만한 궁금증을 해결 될 듯싶다. 특히 성범죄나 성폭력의 대처에 대해 나와 있는 부분은 마음이 철렁 내려앉는 기분이었지만 제대로 알아야겠다는 생각에 괴로웠지만 정독을 했다. 딸의 가진 모든 양육자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아들의 성교육에 관한 책은 따로 있으니 그 또한 참고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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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온북으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