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코.입.귀.촉 - 삶이 바뀌는 다섯 가지 비밀
박지숙 지음 / 쌤앤파커스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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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을 읽는 내내 뭔가 자꾸 울컥했다. 책의 모든 문장이 나에게로 향한다. 저자와 같이 나도 어린 시절부터 예민한 성격이 고민이었다. 하지만 저자는 마음의 조급함을 극복해서 육체의 안정을 되찾았지만 나는 그렇지 못했다는 점이 크게 다르다. 나이가 들면 들수록 나는 조바심과 화가 많아졌다. 부모님이 성격이 급하니 아마도 이는 유전적인 영향이라 짐작한다. 몸이 마음의 조급함을 따라오지 못해 스트레스가 쌓이고 이는 알레르기, 소화불량 등등으로 되돌아오고 종국에는 마음이 몸을 공격하고 있다는 기분까지 들었다. 이러다가 나는 내 성질에 못 이겨 죽겠구나 싶다. 무엇보다 저자가 지적한 것처럼 딸아이에게 나의 성향을 물려주거나 영향을 끼치고 싶지 않기 때문에 하루빨리 바꿔야 한다.
  마음을 다스리기 위해 세 가지 방법에 유의해야 한다. 첫째, 구체적인 방법을 알아야 한다. 둘째, 방법을 배웠으면 연습해야 한다. 셋째, 노력과 시간을 들여야 한다. 맞다. 세상에는 그냥 저절로 되는 일은 없다. 돌이켜보면 나는 첫 번째부터 글렀던 듯하다. 구체적인 방법도 모른 체 바꾸고 싶다고만 열망했다. 그래서 바뀌는 건 하나도 없는데.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책은 제목 그대로 눈, 코, 입, 귀, 촉을 어떻게 정화해서 마음을 다스리는지 가르쳐 준다. 여러 가지 색이 사람의 기분과 정서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소개 한다. 매우 우울했던 시기에 검은색 옷만 입고 매니큐어도 검은색만 칠했었는데 나와 비슷한 사람이 책에 기록되어 있어 놀라웠다. 지금은 검은색 옷이 거의 없고 알록달록 한 갖가지 색의 옷을 좋아하니 겹겹이 쌓인 시간 속에서 그나마 나아지고 있음에 감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나는 아로마테라피를 그다지 신뢰할 수 없다고 여겼는데 책이 너무 와닿은 나머지 아로마 오일이나 에센스를 사고 싶다는 구매욕이 생겼다. 십여 년 전부터 급격하게 소화력이 약해지면서 삶의 질이 많이 떨어졌다. 알레르기까지 출산 후에 심해져서 면역력에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장 건강에 관심이 많았는데 책에도 그 중요성을 언급해서 유심히 보았다. 무엇보다 공복이 주는 기쁨과 효용을 꼭 느껴보고 싶어졌다.
  내 마음에 와서 박힌 저자의 당부는 우습게도 신랑이 매일매일 내게 했던 잔소리와 같다. 같은 말임에도 누가, 어떻게 했는지에 따라 마음의 풍랑에 차이가 있다. 저자의 마인드가 꼭 우리 신랑과 똑같아서 읽으면서 깜짝깜짝 놀랐다. 스스로도 모르게 노력했던 건 저자처럼 나도 산책이나 등산을 좋아해서 열심히 하려고 한다는 점이다. 복잡한 도시로 벗어나 길을 걷다 보면 자연의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리는데 그때는 마음의 평화를 얻는다. 그렇기에 될 수 있으면 딸과 함께 매일 산책을 가려고 노력하는 중이다. 자연이 딸과 내게 좋은 영향을 주기를 소원하며 한 걸음 한 걸음을 무겁게 뗀다. 가족과 나의 행복과 짧은 생의 아쉬움을 위해서라도 책에 나오는 명상호흡을 열심히 연습해서 나의 한숨 한숨을 다스리며 지치고 비루한 삶이라도 긍정할 수 있는 부분에 집중해야겠다고 책을 읽는 내내 다짐하고 또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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