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는 리허설이 없다 - 잘 키우고 싶은 엄마를 위한 6가지 성공 기술
조경희 지음 / 책과나무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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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가 겪은 작은아이와의 갈등을 읽으면서 엄마와 나의 지난한 싸움이 떠올랐다. 아빠를 닮아서 감성적이고 예민한 나를 현실적이고 무던한 엄마는 이해하지 못하셨다. 딱히 검사를 해보지 않아도 엄마와 나의 성격차이는 한눈에 보였다. 나 역시 나를 별난 아이 취급하는 엄마에게 반발하여 사춘기 때 폭팔된 싸움은 내가 자취를 해서야 종식 됐다. 아빠는 왜 둘이 붙어 있으면 원숭이와 개가 만나듯 원수처럼 싸우냐고 혀를 끌끌 차셨다. 그런 엄마와 내가 지금은 친구처럼 각별히 지내고 있으니 사람 일은 참 모를 일이다. 하지만 모든 부모와 자식 간이 우리처럼 잘 풀리지는 않겠지. 어디가에서 오랜 상처로 아파하고 있을 서로를 생각하면 마음이 먹먹해진다.
지나고보니 10대 시절 나는 호르몬에 영향인지 고슴도치의 가시처럼 예민하게 곤두서 있었고 삶의 허망함을 깨달은 우울에 약간 미쳐 있었다. 그때의 내가 참 안타깝지만 우리딸이 나와 똑같이 굴면 그걸 온전히 받아들일 수 있을지 걱정이다. 오죽하면 지금부터 사춘기는 제발 아빠와 같아라, 빌고 또 빈다. 우리딸이 3살, 지금 22개월에 들어섰는데 고집을 피우고 떼를 쓰면 어떻게 훈육해야 하는지 막막할 때가 있다. 엄마와 나처럼 싸우면 어떡하나, 걱정부터 앞선다. 나의 성장이 너무나도 아팠기에 딸은 그 과정이 조금은 수월하고 내가 사랑하고 또 사랑한다는 걸 언제나 믿고 알아주며 자라길 바란다.
아동복지시설의 아이들 뿐 아니라 보통의 가정에서 자라도 애착 형성이 덜 되어 감정표현에 서툴 수 있다. 때문에 저자가 아동복지시설을 운영하면서 겪은 경험은 특별하지 않고 보편적이다. 그래서 나의 마음에 와 닿는 일화가 참 많았다. 나는 칭찬만 하며 키우기, 당근과 채찍으로 아이를 움직이는 것, 무분별한 조기교육에 회의적인데 그 무용론을 조목조목 설명해 준다. 하지만 성격이 불 같고 급한 내가 인내를 갖고 화 없이 딸의 성장을 믿고 기다릴 수 있을 지 자신이 없다. 책 제목처럼 육아는 리허설이 없고 시간은 오직 한번 뿐이기에 어느 길이 맞는 지 모르는 나는 더욱 더 조급해진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우리를 위해 공부를 한다. 책을 읽으며 딸이 나와는 다른 한 인격체임을 존중하고 공감해야 겠다고 생각했다. 이런 테두리 안에서 키우면서 자기조절을 할 수 있는 힘이 아이의 미래를 결정한다고 하니 무조건 아기가 원하는 대로 두지 않고 안 되는 것은 따끔히 알려 줘야겠다고 다짐했다. 저자의 말대로 자식을 내버려 두는 것을 기살리는 것으로 절대 착각하지 말아야지.
우리 때는 실패하면 안되다고 배웠다. 그런 교육때문에 무언가를 성취하지 못하면 다른 길이 없다는 절망감으로 스스로 생을 마감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고 생각한다. 나는 오로지 대학시험에 맞춰져 있는 표준화 교육이 잘못 되었다고 생각한다. 실패하면 어때. 사는 데는 많은 길이 있다는 걸 알고 스스로의 삶을 결정할 수 있는, 내가 되지 못한 어른이 되길 바란다면 큰 욕심일까. 행복도 강요하면 안되는 서글픈 시대에 태어난 우리 딸이 마음 단단히 잘 자랄 수 있길, 엄마도 같이 성장하도록 노력해야지. 읽으면서 비단 이 책에 나온 ‘상대방 그대로를 인정해 주는 다정한 말’, ‘함께하는 시간’, ‘사려 깊은 선물과 봉사’, ‘애정을 담은 친밀한 스킨쉽’은 육아 뿐 아니라 부부관계에 있어서도 필요한 가르침이었다. 남편을 대하는 내 태도에 큰 반성이 들며 금실 좋은 부부야 말로 아이에게 좋은 가정문화일테니 언제나 고운 언행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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