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채우는 그림 인문학
유혜선 지음 / 피톤치드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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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제목은 그림인문학이지만 그림만 있고 ‘인문학’이 없는 점이 아쉽다. 저자가 만난 사람의 사정과 그에 따른 소견을 명화와 엮은 에세이라고 해야하나?? 그래서인지 그림에서 느낀 감상이나 삶에 대한 견해가 나와는 다른 점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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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녀를 그린 올랭피아를 보며 여성의 정체성을 당당하게 끌어낸 작품이라고 말하고 있는데 ‘올랭피아’라는 작품의 뒷이야기를 조금은 알고 있던 내가 보기에는 동의하기 어려웠다. 옆에서 꽃을 들고 있는 흑인하녀에 대한 언급은 없으면서 오프라 윈프리의 말을 인용한 것도 이해되지 않는다. 뭉크에 사춘기는 처음 보는 작품인데 발가벗은 몸을 가리는 소녀의 두눈에서는 부끄러움만큼이나 당당하고 싶은 마음이 엿보인다. 그 옆에 자리잡은 커다랗고 시커먼 소녀의 그림자에서는 서로 상반되는 심리로 인한 불안이 느껴진다. 헌데 뻔하게 보이는 그림자에 대한 언급없이 소녀의 표정만으로 불안과 공포를 말하고 이를 단순하게 현대인의 내면과 연결 시킨 점은 그림이 말하고자 하는 방향과는 전혀 다른 듯 해서 와닿지 않는다. 또한 나는 영혼이 있든 없든간에 성실은 매우 드문 소양으로 굉장히 훌륭하다고 생각하는데 책은 무능한 소시민적 근성이라고 말하고 있어 좀 놀랐다. 저자와는 다르게 오히려 나는 천채적인 영감과 능력이 있어도 성실하지 않으면 무능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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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듯 처음에는 책장을 넘기면서 불편한 부분이 많아 책을 끝까지 읽을 수 있을까 크게 고민 되었다. 하지만 끝까지 읽다보니 어느 부분에서는 저자의 글에 고개를 끄덕이기도 했다. 저자는 자아, 사랑, 인생, 죽음, 행복으로 주제를 나누어 이야기를 풀고 있다. 개중에 사랑이나 죽음에 관한 글은 조금은 와닿기도 했다. 나는 그동안 몬드리안의 그림이 왜 훌륭한지 이해하지 못했는데 책을 읽고 그 배경을 알고 나니 그 그림의 선과 면이 비로소 고요하고 편안하게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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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대체적으로는 내가 책에서 원한 인문학적 깊은 통찰이 아닌 사실의 겉핡기와 피상적인 사견의 나열이라 좀 실망스러웠다. 하지만 책을 통한 반문도 내적 성장의 밑거름이 되리라 믿기에 끝을 맺을 수 있었다. 한편으로는 육아와 살림을 하느라 그동안 보지 못했던 다양한 미술작품을 오랜만에 감상한 점은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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