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철 재료를 가득 담은 사계절 베이킹
김경화 지음 / 레시피팩토리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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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제철재료, 그러니까 우리나라에서 나는 재료로 베이킹 하는 걸 좋아한다. 또한 색소를 가급적 배제하고 흑임자, 단호박, 쑥, 치자가루 등 천연색소로 색을 내는 게 좋다. 여기 나와 같은 마음으로 베이킹을 하는 분이 책을 냈다. 책장을 넘기니 만들고 싶은 품목이 한가득이다. 벌써 냉장고를 둘러보고 있는 재료를 떠올리며 앞으로 만들 목록까지 짜 보았다. 감자스콘, 옥수수쿠키, 감자케이크, 애호박파운드케이크, 사과파운드케이크, 단호박파이, 잣 비스코티 이렇게 만들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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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는 사계절이 있는 건 축복이 아니라고 하지만 나는 좋다. 한가지 계절만 있으면 얼마나 단조로울까 싶다. 이 책은 사계절을 담기 위해 출간까지 일년이 넘게 걸렸다고 한다. 레시피를 연구하기 위해 계절마다 묻어나는 저자 분의 노고와 그 계절의 단상이 에세이 형식으로 짧게 담겨 있는데 베이킹 과정과 함께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몇몇 재료들은 직접 재배도 하신다. 케이크가게와 베이킹클래스만으로도 힘에 부칠 듯 한데 그 열정과 노력에 감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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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은 역시 딸기의 계절이 아닐까. 그래서인지 딸기류를 이용한 다양한 디저트가 실려있다. 뿐만 아니라 달래파운드케이크, 보리팬케이크 등 계절에는 흔하지만 베이킹에는 잘 쓰이지 않았던 독특한 재료로 만든 디저트도 눈에 뜨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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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파트의 싱그러운 청포도에 눈이 시원해진다. 지금은 여름 끝물이다. 시댁어른들이 농사를 지으셔 감자를 보내주셨는데 감자케이크와 스콘을 만들 생각이다. 여름파트 중에 특히 감자케이크는 맛있다는 후기를 보아서 기대가 크다. 옥수수쿠키는 요즘 유행하는 후레이크가 들어가는 쿠키가 아닌, 홈메이드 옥수수병조림으로 만드는 담백해 보이는 쿠키다. 옥수수 좋아하는 신랑을 위해 어서 만들어야지. 깻잎시폰도 어떤 맛일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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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성하고 성숙한 재료로 가득 찬 가을파트. 내가 좋아하는 과일 중에 하나고 모양이 근사해서 무엇보다 무화과프레지에를 만들어 보고 싶다. 프레지에는 딸기로만 만들어야 한다는 나의 고정관념을 깼다. 다만, 지금은 아기가 어려 복잡한 과정이 부담이라 좀 뒤로 미뤄둬야 할 듯 하지만. 표지의 멋진 단호박 파이도 꼭 한번 해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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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의 재료들은 무언가 다소곳한 느낌이다. 조용조용 나에게 다가와 맛있게 만들어 달라고 속삭인다. 말리거나 설탕에 재운 재료들로 겨울나기를 해보자. 군고구마를 반으로 가른 듯한 모양의 군고구마타르트나 동지에 팥죽 대신 만들어 보길 권한 진한 팥의 향이 나는 듯한 팥테린느, 생강과 우엉의 만든 쿠키를 야금야금 먹으며 좋아하는 책을 읽으면서 이불 안에서 뒹굴거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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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구와 재료 그리고 과정에 대해 기본적인 설명이 충분히 되어 있고 만들어 보고픈 호기심과 의욕을 자극하는 멋진 책이다. 싱싱한 제철재료를 만날 수 있는 곳도 소개해주고 가나다 순, 품목별로 인덱스 되어 있는 것도 마음에 쏙 든다. 하나하나씩 열심히 만들어 볼 테다.

쑥카스텔라를 만들고 싶었는데 쑥가루가 똑 떨어져 단호박가루로 대체해서 만들었다. 마지막은 감자스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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