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의 문 - 2010년 제34회 이상문학상 작품집
박민규 외 지음 / 문학사상사 / 2010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어째 수준이 점점 떨어지는 것 같다.
이런 느낌을 받은 게 나 뿐만은 아닐게다.

소설 읽는 '재미'를 주는 작품은 그나마 박민규 선생의 작품이다.
특히 수상작인 '아침의 문'이 좋았다.
왜나하면 이전의 선생의 작품들과 많이 달랐기 때문이다. 

수상작가 추천작인 '딜도가 우리 가정을 지켜줬어요'는 박민규스러운 작품이어서 박민규 선생의 애독자라면 수상작품보다 이게 더 낫다라고 말할 수도 있겠다 싶다.

그 외

배수아 <무종> : 카프카, 조이스 혹은 이상에 대한 오마쥬인가? 확실한 것은 재미가 없다는 것. 그것도 무지하게.

전성태 <이야기를 돌려드리다> : 이런 이야기라면 서정주의 시 한 편 읽는 게 드는 품이나 시간을 아끼는 지름길이란 생각이 든다.

윤성희 <매일매일 초승달> : 이외수와 성석제의 단점만을 모아 놓은 것 같잖은가.

김중혁 <3개의 식탁, 3개의 담배> : 필립 K 딕과 비교해 볼까? 아니 그 전에, SF에 기댔으면 좀 더 SF스러운 면을 보여줘야지, 이건 성의 부족 같잖은가.   

편혜영 <통조림 공장> : 채플린의 '모던 타임즈'를 한 번 더 보는 것이 자본주의 시대의 노동자의 삶을 이해 혹은 공감이라는 측면에서 비교불가하게 더 낫다. 
그리고 추리소설의 기법을 도입했으면 확실하게 끝을 보여줘야지, 이건 도대체 뭐하자는 거냐? 똥을 눴으면 최소한 밑은 닦아야지.

손홍규 <투명인간> : 유령뿐 아니라 인간 역시 결국은 제가 보고 싶은 것만 본다. 이와 같은 주제는 영화 '식스센스'에서 샤말란 감독이 써 먹었잖은가. 영화가 나온지 십 년도 더 지났지만 플러스 알파가 없다. 
가족, 가정, 가장, 해제에 대한 얘기를 하려거든 좀 더 참신한 소재를 고르든가 아니면 사드가 이성의 극한을 향해 한치의 두려움도 없이 나아갔던 것과 같은 용기를 보여준든가. 용기가 없다면 만용이라도 한 번 부려보든가. 
이건 너무 식상하잖아. 

위에서 언급한 소설들의 한 가지 공통점이라면 '재미'가 없다는 것일 게다.
그러니 일본 소설이 대거 국내에 상륙해서 그나마 코딱지만한 시장의 돈이나마 다 거둬가고 있잖은가.

예술 혹은 순문학을 해도, 좀, 대중들도 재밌게, 무엇보다도 즐길 수 있는, 그런 예술 혹은 순문학은 할 수 없는건가.

문학을 순문학이라고 부르는 웃기는 짓거리도 이제 좀 그만두고 말이다.
순문학이란 말 자체가 우리 외엔 다 불순문학이라는 의미를 함축하고 있잖은가.  

그런 경계 그음 자체가 하나의 지독한 폭력이란 걸 모르면서 그러는 것 같지는 않아서 하는 말이다. 

올해부터는 아니 최소한 내년부터라도 재밌는 우리 소설 보며 살고 싶다.
그게 나의 새해 소망이다. 




뱀발 : 설이 지난지 일주일 조금 넘었으므로 '새해' 맞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