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강 - 한홍구의 한국 현대사 이야기 한홍구의 현대사 특강 1
한홍구 지음 / 한겨레출판 / 2009년 3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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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책에 나오는 짤막한 유머 하나. (물론 휘발유보다 10배는 더 휘발성이 강한  나의 기억력에 의존했기 때문에 일정부분 누락 되었을 수도, 혹은 첨가 되었을 수도 있음을 밝힌다.)   

박정희가 어디서 밥솥을 하나 장만해서 장작불 지펴서 밥솥 가득 밥을 해 놓고 정작 본인은 한 숟가락 퍼 먹어 보지도 못하고 죽었다.
뒤를 이은 전두환 닥치는대로 게걸스럽게 퍼 먹었다.

그 뒤를 이은 노태우 밥솥을 보니 밥이 얼마 없다. 누룽지까지 박박 긁어 먹었다.
아주 힘들게 밥솥을 차지한 김영삼이 밥솥을 보니 염병~! 뭐 남은 게 없다. 그래도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밥솥을 긁다가 에구머니나!! 밥솥을 깨버리고 말았다.

김대중, 집안의 귀중품을 비롯해서 손에 잡히는대로 그저 닥치는 대로 팔고, 과부 땡빚에 딸라 이자주고 카드빚까지 내어서 전기밥솥을 하나 장만했다.

노무현, 이게 110v인지 220v인지 고민만 하다가 밥을 짓지 못했다.

그때 2mb가 설레발치기 시작한다. "나, 밥 잘해, 나한테만 맡겨봐 푸짐하게 먹을 수 있어, 내가 밥 해 줄 께." 그리고는 전기밥솥을 장작불 위에 떡하니 올려 놓았다.   


2.
나는 몰랐다. 
'말죽거리 잔혹사'니 '말죽거리 신화'니 하는 말이 무슨 뜻인지 말이다.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부동산으로 한 껀 한 데가 바로 말죽거리란다. 그러니까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땅값이 폭등한 곳이란다.
그때 한 껀 한 사람들(지금의 우리나라 상류계층)에겐 신화로 남은 곳이고, 뒷차를 탄 사람들에겐 잔혹사로 불리는 것이란다.
평당 30원하던 땅값이 1년만에 3,000원으로 폭등했다고. 

이때 재미 본 사람들(대부분 친일파)이 열렬하게 박정희를 지지했고 또 전두환, 노태우를 이어 오늘날까지 우리나라 상류층을 형성하고 있다.  


3.
나는 또 몰랐다.
전투경찰이라는 거, 그거, 전세계에서 우리나라에만 유일하게 있단다.

전투경찰은 군법의 적용을 받는 엄연한 군인의 신분이며 군에서 경찰에게 빌려 준 거란다. 법률적용어로는 전환복무라고 한단다. 

그러니까, 지금 현재, 우리 국민이 시위를 하면 전투경찰들이 시위를 제압하는데, 이는 다시말해, 군인이 시위를 제압하는 것이며, 계엄이 아닌 상황에서 군인을 치안유지(?)를 위해 투입하는 나라는 전세계에서 대한민국 밖에 없다는 말이다.  


4.
우리나라에서 신자유주의를 주창하는 놈들,그러니까 지금 정권을 쥐고 있는 애들,은 폭력에 기댈 수 밖에 없다. (이데올로기상의 필연적 이유라고 해도 좋다.)
그 이유란?
제일 싸게 먹히니까!

시위대 진압하는데 전투경찰 투입하는 게 싸게 먹히겠냐? 아니면 시위대의 요구조건을 들어주는 게 싸게 먹히겠냐? 
신자유주의자들의 입장에서 보면 답은 이처럼 간단명료하다. 


5.
스무 살 시절, 군대 지하벙커 안에서, 붉은 보안등 아래서  <다시쓰는 한국현대사>를 읽었을 때 느꼈던 분노가 새삼 솟는다. 

 
6.
불의가 판을 치는 현재의 시대상황을 냉정하게 살펴보고 판단하려면 먼저 역사를 알아야 한다. 무엇보다도 우리가 지금 살고 있는 이 시대의 역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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