듣기로 청소년 문학이라고 해서, 또 소문에 듣기로 킥복싱을 하는 열일곱 소년이 주인공이라고 해서, 주먹에 기댄 성장소설이 아닐까, 내심 짐작 혹은 기대를 했었더랬다. 그러나 별로 읽고 싶지는 않았다. 왜냐면 읽을 책이 너무 많기 때문에. 그러니까 정확히 여유가 없었다. 내지는 우선 순위에서 밀렸다는 것이 적확한 표현일 거다. ㅡ.ㅡ;;; 그런데 오늘, 하늘은 높고 푸르며 때마침 바람도 선선하고 해서 산책삼아 자전거 타고 도서관엘 갔다가 문득 '완득이'가 눈에 뜨이길래 선 채로 내처 다 읽었다. 그런데 완득이 주변의 사람들은 왜 그리도 다 착하고 좋은 사람들만 있는 것이냐? 이 소설의 유일한 악역인 혁주(?)마저도 착하다 게다가 전교에서 공부 제일 잘하고 예쁘고 더해서 가슴까지 큰 여자애마저 착하다. 더해서 완득이를 좋아한다. 이 무슨 환타지하도록 착한 배경이란 말인가. 나는 모름지기 청소년을 위한 소설이면 불온하거나 폭력적이거나 아니면 최소한 섹시하기라도 해야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그런 내 기준에 비추어 볼 때, 이 소설의 배경이 되는 완득이의 현실은 너무 늙고 얌전하고 착해서 마치 산타클로스같다. 있었으면 하고 바라마지 않지만 현실에서는 있을 수 없는 그런 거 말이다. 그래서, 이 소설을 읽고 난 후의 느낌은, "맹물 같은 걸" 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