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폭의 계보 살림지식총서 28
방성수 지음 / 살림 / 200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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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략 100페이지 쯤 되는 소책자다. 그러므로 내용 역시 소략하다.


얼마전에 <조폭 연대기>(데이비드 사우스웰 지음)을 읽었는데 우리나라 조폭에 대한 내용은 없길래 뭔가 아쉽던 차에 그냥저냥 읽긴 읽었는데, 현대의 조폭들에게는 객관적인 시선을 잘 유지하던 작가가 해방 전후의 조폭이었던 '김두한'에 대해서는 그런 시선을 유지하지 못한 점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다른 사람들은 몰라도, 조폭에 대한 나의 생각은, "조폭은 깡패고 양아치며 사회의 악이다."라는 것이다. 

그런 나의 관점으로 볼 때 '김두한' 역시 그냥 '조폭이고 깡패며 양아치'다.
나와바리 다툼 중에 일본놈 몇명 때려준 걸 가지고 민족의 독립지사보다 더한 대접을 받는 거 우습지 않나?

영화나 드라마에서처럼 김두한이 멋진 중절모에 좋은 양복 입고, 삐까번쩍한 빠에서 호스티스 끼고 삐루 마시는 돈이 어디서 나왔는지 경제학적으로다가 한 번 접근해보면 그 이유는 명명백백하게 드러난다.

그 돈(김두한이 삐루 마시는)을 혹은 그 수입을 지가 일해서 혹은 농사지어서 또는 장사해서 벌어서 지출했겠는가?
 
그 돈, 그거 막말로 조선상인들한테서 삥 뜯은거다.

삥 뜯기는 조선상인들 입장에서 보자면, "이왕지사 삥 뜯기는 거, 그래도 왜놈들한테 뜯기는 거 보다는 같은 핏줄인 조선인 깡패한테 뜯기는 것이 낫지!" 라는 말로 위로할 수도 있겠으나,
내가 만약 당시 삥 뜯기는 조선상인이었다면, "왜놈들한테 나라 뺏긴 것도 억울하고 원통해서 딱 돌아가시기 일보 직전인데, 같은 조선놈들끼리 도와 주지는 못할 망정 삥을 뜯어? 왜놈들보다 더 징한 놈들이 바로 이놈들일세, 이놈들아 내 돈 내놔라! 네 놈들이 나한테서 삥 뜯어서 삐루 처 마시는 돈이면 만주벌판에서 추위에 곱아진 손 호호 불어 가면서 독립운동하는 독립군들한테 뜨뜻한 국밥 한 그릇 사 먹이고 남은 돈으로 털장갑 한 켤레 사 줄 수도 있는디. 아이고매 억울하고 분한 거~!!"

왜, 갑자기 전라도 사투리가?  ㅡ.ㅡ;;;


그리고 정말 웃긴 건 '김두한'이가 '김좌진 장군'의 아들이라고 주장한다는 사실이다.
물론 증거라고는 김두한의 말 밖에 없다.

그런데 나는 웬만해선 '조폭이나 깡패 혹은 양아치'들이 하는 말 안 믿는다.
 
낫 놓고 기역자도 모르는 일자무식의 양아치가 "나는 독립군 대장 김좌진 장군의 아들이요." 하는 말을 아무런 증거도 없이 믿으라고? 설사 부정할 수 없는 증거를 내어 놓는다고 해도 나는 못 믿겠다. 죽은 김좌진 장군이 살아 돌아와서 "이 놈이 내 자식 맞소~!" 하기 전까지는. 

그런데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아니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김두한의 말을 믿더군. 일말의 의심도 없이. 거참~!!

만의 하나 김두한이 김좌진 장군의 아들이 맞다면 나는 이렇게 말하겠다.
"호부(虎父) 밑에 견자 없다더니, 그 말도 다 개소리군."

이어서 말 하자면,

"아비는 조선 민중의 해방을 위해서 전 재산을 다 팔아 독립운동 하다가 어느 이름 모를 산기슭에 누웠는데, 아들은 조선 민중을 등 쳐 먹고 살았다니....,"

덧붙이자면,

"하긴, 그래도 안중근 의사의 아들보다는 낫잖아. 그놈은 이토 히로부미 아들한테 가서 제 애비가 죽을 죄를 지었다고 무릎꿇고 사죄까지 했는데, 참...., 그러고 보니 호부 밑에 견자 없다는 말은 참참....., 호랑이 담배 먹던 시절 얘기로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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